“못된 아들에게 유산 한 푼도 안 주고 싶어”…이를 위해 가족관계등록부 정리할 수 있나?
“못된 아들에게 유산 한 푼도 안 주고 싶어”…이를 위해 가족관계등록부 정리할 수 있나?
현행법상 성인이 된 아들과의 친자관계를 없애기는 불가능
아내에게 전 재산을 증여한 뒤 유류분만 아들에게 반환하는 게 현실적 대안

A씨는 죽은 뒤 유산을 못 된 아들에게 한 푼도 주지 않고, 전 재산을 아내에게 남겨주고 싶다 가능할까?/ 셔터톡
30년 전 이혼 때 아들의 양육권을 가져온 A씨. 몇 년 뒤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 재혼하고, 아들은 부모님 집에 맡겨 양육했다. 그는 재혼 후 더는 자녀를 낳지 않았고, 아들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냈다.
그런데 4년 전 아들이 결혼한 뒤 모든 게 변했다. 아들과 며느리가 새엄마를 적대시해, 서로 얼굴을 보지 않고 지낸 지가 벌써 몇 년 됐다.
A씨는 그런 못된 아들에게 유산을 한 푼도 주고 싶지 않다. 전 재산을 그동안 함께 고생하며 살아온 배우자에게 주고 싶다. 그러려면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아들을 삭제해야 하나? A씨가 변호사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들은 A씨가 아들에 대한 상속권을 박탈하기 위해 가족관계등록부를 정리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HY 황미옥 변호사는 “현행법상 친자관계를 없앨 수는 없다”며 “아들이 다른 사람의 친양자로 가지 않는 한 A씨와의 상속 관계는 계속 해서 유지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리버티(libertylawfirm) 김지진 변호사는 “아들과 친자관계를 단절하지 않으면 상속권을 부정하기는 어려운데, 현행법상 자녀가 성인이라면 친자관계 단절은 어렵다”고 했다.
변호사들은 따라서 A씨와 아내와 이혼을 강행하면서 재산분할을 통해 전 재산을 넘겨주거나, 아내에게 전 재산을 증여한 뒤 아들에게 유류분을 주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법무법인 다산 김춘희 변호사는 “A씨 부부가 함께 힘들게 모은 재산을 모두 아내에게 주고 싶다면, 생전에 아내와 이혼하면서 재산분할로 모든 재산을 넘겨주시는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A씨 부부가 이혼해야 하는 만큼 여러 문제와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적절한지를 따져 봐야 한다”고 김 변호사는 덧붙였다. 현실적으로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김 변호사는 “이게 아니라면 생전에 재산을 모두 아내에게 증여하거나 유증하는 방법이 있다”며 “이 경우는 A씨가 사망한 뒤 아들이 유류분 반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A씨의 상속재산 중 80%는 아내에게 가고, 20%만 아들에게 주어진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정상속인이 아내와 아들 두 명인 A씨의 경우, 두 사람이 상속 비율은 아내 60%, 아들 40%이다. 그러나 모든 재산을 아내에게 증여해 아들이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하면, 아들은 법정상속분의 절반인 20%만 가져가게 된다. 이에 따라 아내의 몫이 전체 상속재산의 60%에서 80%로 커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