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륜 아들 호적에서 파내고, 전 재산을 아내에게 주고 싶습니다
패륜 아들 호적에서 파내고, 전 재산을 아내에게 주고 싶습니다
현행법상 친자관계 임의로 삭제 어려워⋯아들에 대한 상속 불가피
변호사들이 제안하는 방법은 '증여'⋯이후 유류분 떼어줘야

아들은 어릴 적 상처 때문인지 반항을 일삼았다. 나이가 들면 나아지겠거니 했지만, 그저 바람으로 남았다. 성인이 된 아들 B씨는 새엄마를 무시하고 폭력을 휘둘렀다. /셔터스톡
A씨는 30년 전 이혼을 했다. 경제적으로 조금 더 여유가 있던 A씨가 아들의 양육권과 친권을 가져왔고, 그 이후 아들 B씨를 키웠다. 재혼한 부인과 함께 정성을 다해 키웠다.
그런데 아들은 어릴 적 상처 때문인지 반항을 일삼았다. 나이가 들면 나아지겠거니 했지만, 그저 바람으로 남았다. 성인이 된 아들 B씨는 새엄마를 무시하고 폭력을 휘둘렀다. A씨에게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서로 인연을 끊고 산 지 어언 5년이 넘었다.
그러다 얼마 전, A씨는 암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도 "가망이 없다"고 했다. A씨는 고민 끝에 아들에게 어렵게 연락을 했지만, 오히려 패륜적인 발언을 일삼을 뿐이었다. 그런 아들에게 더는 희망도 없다. 이에 내 자식이 아닌 셈 치고, B씨를 호적에서 파버리고 싶다. 또한, 함께 사업을 하며 고생한 아내에게 자신의 모든 재산을 주고 싶다. B씨에겐 한 푼도 주고 싶지 않다.
이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A씨가 변호사를 찾았다.
우선 "호적에서 파버리겠다"는 말은 법적으로 보면 틀린 말이라고 변호사들은 지적했다. 신분 관계 증명을 위해 있었던 '호주제(戶主制)'가 지난 2008년 폐지된 뒤 가족관계등록부로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호적에서 파겠다"는 말은 관용적인 표현일 뿐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가족관계등록부에서 가족 관계를 삭제하는 일은 가능한 일일까?
법률사무소 HY 황미옥 변호사는 "A씨가 아들과 더 이상 부자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다고 해도, 현행법상 친자관계를 없앨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리버티(libertylawfirm) 김지진 변호사도 "현행법상 친자관계를 단절하기 어렵다"면서 "A씨와 아들 사이의 친자관계가 이어져 있는 이상, 상속권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짚었다. 아들에게 상속재산이 흘러가는 것을 아예 틀어막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변호사들은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다. 바로 아내에게 전 재산을 증여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아들이 유류분(遺留分·법정 상속인에게 법률상 보장된 상속재산의 일정부분)반환을 청구할 수 있긴 하지만, 최대한 아내의 몫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법무법인 다산 김춘희 변호사는 "A씨가 생전에 재산을 모두 아내에게 증여하거나 유언을 통해 증여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위에서 말했듯, B씨가 유류분 청구를 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A씨의 아내도 상속재산에 대한 기여분을 주장하면, 아들이 가져갈 수 있는 돈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김춘희 변호사는 "판례에 따르면, 기여분이 인정될 시 상속재산을 분할할 때 이를 제외하고 나누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모든 재산을 아내에게 몰아줄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는 "이혼을 통해 모든 재산을 아내에게 넘기는 방법도 있다"며 "다만, 이는 위험성이 높아 신중히 고려한 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춘희 변호사 역시 이혼을 하며 재산분할로 모든 재산을 넘겨주는 방법을 짚긴 했다. 그러나 "이혼을 하는 것이기도 하고, 이후에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변수 등이 있다"며 "적절성을 따져본 뒤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