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인 고모가 조카인 제게 재산을 상속해주겠다고 합니다
미혼인 고모가 조카인 제게 재산을 상속해주겠다고 합니다
고모가 유증하면 재산 물려주는 건 문제 없어
다만, 법정상속인이 유류분 주장하면 줄 수밖에

어릴 때부터 A씨를 많이 예뻐하던 미혼의 작은고모. 그런 고모는 지병으로 건강이 점점 안 좋아지자 자신의 재산을 A씨에게 물려 주려고 한다. 그런데,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아 작은고모와 연락을 끊고 지내던 큰고모가 이 사실을 알고 등장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셔터스톡
A씨의 아버지에게는 누나가 두 명 있다. A씨에게는 큰고모와 작은고모가 된다. A씨가 어릴 적부터 작은고모는 A씨를 많이 아꼈다. 사업을 통해 상당한 재산을 모은 작은고모는 이를 A씨에게 상속하고 싶어 했다. 지병이 악화돼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가 작은고모가 결혼을 하지 않아, 물려줄 사람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조카에게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자신의 누나를 처음에는 말렸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대로 하라며 "너에게 줄 재산이니, 네가 알아서 하라"고 한다. 아버지 몫은 요구하지 않겠다는 취지였다.
이런 말이 나오게 된 건, 큰고모 때문이다. 큰고모가 "법으로 따지면 나와 동생(A씨의 아버지)이 반반씩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고모와 사이가 좋지 않은 작은고모.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연락조차 끊고 있다. 그런데 재산 상속 문제가 불거지자, 반절은 자신의 몫이라고 주장하니 고모는 불같이 화를 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A씨가 고모의 재산을 모두 물려받을 수 있을까.
민법 제1000조에 따르면, 상속 1순위는 자식과 손자녀 등 직계비속과 배우자다. 2순위는 부모 등 직계존속이며 3순위는 형제자매다. 이에 따르면 작은고모는 미혼이기 때문에, 부모 형제자매들에게 상속된다. 같은 순위의 상속인이 여러 명일 때에는 모두 같은 비율로 상속한다. 이에 큰고모와 A씨의 아버지가 각각 2분의 1씩 상속받게 된다.
만약 A씨의 말대로, 고모가 전 재산을 A씨에게 물려주고 싶다면 유증(유언에 의한 증여)을 해야 한다고 변호사들은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수율의 황보민 변호사는 "고모가 유언으로 A씨에게 재산을 상속하는 것은 유증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내용의 유언을 하고 공증받으면 된다"고 말한다.
물론 유증을 했다고 하여, 고모의 바람대로 큰고모가 아예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니다. 법정상속인이 '유류분'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류분은 상속인들이 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유산 비율을 말한다. 민법 제1112조에 따라,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이 유류분이 된다. 이를 바탕으로 자세히 계산해보면, 고모의 재산에 대한 큰고모의 법정상속분은 전체 재산의 2분의 1인데, 그중 3분의 1을 달라고 수 있다. 총 전체 재산의 6분의 1은 큰고모의 몫이 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법무부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긴 하다. 형제자매에 대한 유류분을 폐지(민법 제1112조 제4호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민법 개정안이 지난 4월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형제자매간 경제적 유대관계가 약해진 사회현실을 반영하고, 상속재산에 대한 망인의 자유로운 처분 의사를 존중하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향후 해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시행된다면, 유언 등으로 형제자매의 상속을 제외했다면 유류분을 주장할 수 없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