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차에 지분 1% 넣었을 뿐인데…성범죄자 신상등록 위반 입건
아버지 차에 지분 1% 넣었을 뿐인데…성범죄자 신상등록 위반 입건
장애인 혜택 위해 아버지 차에 공동명의 올렸다가 경찰 수사 대상 된 남성…법조계 "고의성 없어도 처벌 대상, 양형 자료 충실히 준비해야"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아버지 차의 1% 지분을 등록 후 변경 신고를 누락해 입건됐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신상정보 위반 입건 대상입니다"… 아버지 차에 이름 올렸다가 '날벼락' 맞은 성범죄 등록자
"신상정보 등록 위반으로 입건 대상입니다."
어느 날 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수사관으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아버지가 새로 산 차에 장애인 세금 혜택을 위해 지분 1%를 올렸을 뿐인 A씨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2022년부터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관리되며 2년간 성실히 의무를 이행해 온 그가 한순간에 법 위반 피의자가 된 것이다.
"신상정보 위반 입건 대상입니다"… 아버지 차에 이름 올렸다가 날아온 '날벼락'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 A씨의 아버지가 구매한 새 차였다. 장애인인 A씨 명의를 1% 포함하면 차량 관련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에, 아버지를 돕는다는 선한 의도로 공동 명의에 이름을 올렸다.
A씨는 자신이 직접 운전하거나 소유한 차가 아니라는 생각에 변경된 정보를 신고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법의 잣대는 그의 생각보다 훨씬 엄격했다.
지분 1%도 예외 없다… "미등록 차량 이용한 추가 범죄 막기 위함"
법조계는 A씨의 행위가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입을 모은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소유 차량 정보에 변동이 생길 경우 20일 이내에 반드시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도록 규정한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소유차량의 등록번호는 기본 신상정보에 해당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지분 비율이 1%든 99%든, 실제 운행 여부와 무관하게 본인 명의로 등록된 모든 차량은 신고 대상"이라며 법 해석에 예외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법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는 명확하다. 법조계는 "신상정보 등록법의 입법 취지는 등록대상자가 미등록 차량을 이용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데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몰랐다'는 변명, 법엔 안 통해… '왜 몰랐나' 소명이 관건
법적으로 '법률의 부지'(법을 알지 못함)는 처벌을 피할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판례 역시 신상정보 제출 의무를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범죄 성립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A씨의 경우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하면 처벌 수위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조언한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고의성이 없었고, 해당 차량을 직접 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입증하면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거나 재판에 가더라도 감경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0년차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 역시 "고의적인 미제출이 아님을 적극 소명하고, 양형자료를 충실히 제출해 처벌 수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참작' 이끌어낼 증거들… "아버지 차라는 점 입증해야"
결국 A씨가 기댈 곳은 '정상참작'을 이끌어낼 구체적인 소명자료다. 변호사들은 우선 즉시 변경 등록을 완료하고, 수사 과정에서 제출할 자료를 철저히 준비하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창세의 김정묵 변호사는 "장애인 차량 혜택을 위한 목적이었음을 입증할 서류와 실제 운전자가 아버지라는 점을 증명할 자료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분 1%가 명시된 자동차등록증 ▲A씨의 장애인등록증 ▲피보험자가 아버지로 된 차량 보험 계약서 ▲아버지 명의의 하이패스 기록 및 주유 영수증 ▲차량의 실제 소유 및 운행자가 아버지라는 내용의 아버지 진술서 등이 핵심 증거로 꼽힌다.
경찰 출신인 최성현 변호사는 "그동안 성실히 신상정보를 등록해온 이행 내역 역시 유리한 정상참작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