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면 감옥, 버티면 중형?' 성범죄 3중 혐의자의 절규
'인정하면 감옥, 버티면 중형?' 성범죄 3중 혐의자의 절규
1심 합의냐, 2심 항소냐… 구속 피고인의 운명을 가를 선택의 기로

성범죄 혐의 피고인이 실형을 피하려면 1심에서 조기 합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 AI 생성 이미지
간음약취에 준강간 2회, 혐의만 무려 3개. 구속된 피고인은 '성범죄는 증거 없어도 유죄'라는 말에 절망하며 섣부른 자백과 위험한 무죄 주장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며 '기록부터 보고 다툴 죄와 인정할 죄를 나눠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구속 상태를 벗어날 최선의 카드는 '1심 합의'라고 강조했다.
'억울한데…인정해야 하나요?' 3개 혐의, 최악의 기로
"성범죄는 뚜렷한 증거가 없으면 싸워도 의미가 없다고 다들 그러네요. 강제적 성폭행자라니요. 억울한 입장인데, 다 의미 없다네요." 구속 수감된 A씨가 던진 처절한 질문이다.
A씨는 현재 간음 목적의 약취(사람을 꾀어 성관계를 위해 데려가는 행위)와 두 차례의 준강간(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성관계)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법률 분석에 따르면 세 가지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법정형은 최대 수십 년에 이를 수 있는 중범죄다.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도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하면 최소 징역 3년 이상의 실형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A씨는 모든 것을 인정하고 선처를 구해야 할지, 아니면 억울함을 무릅쓰고 싸워야 할지 최악의 갈림길에 섰다.
'조기 합의'가 집행유예 열쇠…"2심 합의는 반성 의심받아"
전문가들은 A씨가 실형을 피할 가장 중요한 열쇠로 '피해자와의 합의'를, 그중에서도 '1심에서의 조기 합의'를 꼽았다.
법무법인 차원 김진우 변호사는 "'1심에서 싸우다 안 되면 2심에서 합의하지 뭐'라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합니다"라고 경고했다. 1심에서 혐의를 부인하다가 중형을 선고받은 뒤 2심에서 뒤늦게 합의하면, 재판부가 반성의 진정성을 낮게 평가해 감형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1심 단계에서 일찍 합의를 진행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사 사건 판례를 보면, 1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불원서를 받은 경우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반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는 대부분 징역 3년 안팎의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무죄 주장, 양날의 검…"객관적 증거 없으면 괘씸죄 위험"
억울함을 호소하는 A씨 입장에서 무죄 주장은 포기하기 힘든 카드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객관적 증거 없는 무리한 무죄 주장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메시지 내역이나 CCTV 등 객관적인 반박 증거가 부족하다면, 무죄 주장은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무리한 주장은 오히려 반성하지 않는 것으로 비쳐 형에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혐의를 무작정 부인하는 태도가 재판부에 '괘씸죄'로 작용해 오히려 더 무거운 형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이 유력한 증거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뒤집을 명백한 증거 없이는 위험 부담이 크다.
'선택과 집중'이 유일한 해법…"다툴 부분, 인정할 부분 나눠라"
결국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은 '분리 대응'과 '선택과 집중'이다. 세 가지 혐의를 한 덩어리로 보고 전부 인정하거나 전부 부인하는 극단적 선택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다툴 수 있는 죄명과 인정할 죄명을 냉정하게 분리해 1심부터 영리하게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한강 허은석 변호사 또한 "실제로는 '다툴 부분은 다투고,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며, 동시에 합의를 추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즉, 신속히 수사 기록을 검토해 혐의별로 증거관계를 따져야 한다. 약취 과정의 자발성 등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무죄를 주장하되, 방어가 어려운 혐의에 대해서는 깨끗이 인정하고 피해자와의 합의에 집중하는 전략이 현재 A씨가 구속 상태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어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