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대화방서 교사 험담한 고등학생…법원 "전파 가능성 없어 교권침해 아냐"
1대1 대화방서 교사 험담한 고등학생…법원 "전파 가능성 없어 교권침해 아냐"
불특정 다수 전파 가능성 없어 공연성 부인
일부 침해 인정돼도 과도한 중징계는 위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고등학생이 동급생과 나누는 1대1 사적 대화방에서 교사를 험담했다는 이유로 내려진 출석정지 징계가 법원에서 취소됐다. 법원은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없는 개인적인 대화는 교권 침해 징계 사유로 삼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대1 대화방과 단체 대화방에서의 모욕 행위
고등학교 1학년생인 A씨는 동급생과 소셜미디어(SNS) 1대1 대화방에서 교사를 상대로 성적인 비하와 모욕이 담긴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또한, A씨는 다른 동급생에게 교사에 대한 모욕적인 내용이 적힌 칠판 사진을 편집하게 한 뒤, 여러 명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올리도록 지시했다.
이러한 사실은 학교 측이 별개의 사안을 조사하던 중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관할 교육지원청 소속 지역교권보호위원회는 A씨의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로 보고 "출석정지 5일" 및 특별교육 8시간 이수 처분을 내렸다.
A씨의 부모인 B씨와 C씨에게도 보호자 특별교육 8시간 이수 처분이 내려졌다. 이에 A씨 측은 징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1대1 대화방은 전파 가능성 없어 교권 침해 아냐"
재판의 핵심 쟁점은 1대1 대화방에서 이루어진 험담을 교권 침해로 볼 수 있는지였다. 법원은 이를 징계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1대1 대화방이 개인 계정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며, 대화 내용이 유출될 경우 상대방 학생 역시 피해를 볼 수 있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공연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해 교사가 해당 내용을 직접 인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한 발언이 아니므로 법률상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일부 징계 사유는 인정되나 중징계는 재량권 남용
반면, 법원은 A씨가 다른 동급생에게 지시하여 단체 대화방에 모욕적인 사진을 올리게 한 행위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명백한 교육활동 침해행위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법원은 징계의 수위가 지나치게 무겁다고 판단했다. 교육지원청이 산정한 징계 점수는 징계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1대1 대화방에서의 발언까지 모두 포함해 매겨진 것이었다.
1대1 대화방 행위를 제외하고, 단체 대화방에 사진을 올리도록 지시한 1회의 행위만으로는 무거운 처분을 내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징계가 지나쳐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이유로 A씨에 대한 처분은 취소됐다.
학부모의 특별교육 취소 청구는 각하
한편, A씨의 부모인 B씨와 C씨가 제기한 보호자 특별교육이수 처분 취소 청구는 각하됐다.
각하란 소송이 적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해 본안 판단 없이 재판을 끝내는 절차다.
재판부는 보호자 특별교육은 학생의 특별교육을 전제로 부수적으로 부과되는 것이므로, 학생 본인에 대한 처분이 취소되면 보호자의 교육 의무도 근거를 잃게 되어 따로 소송으로 다툴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