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여고생 추행 후 자수 결심…변호사들이 말리는 이유
과외 여고생 추행 후 자수 결심…변호사들이 말리는 이유
피해자가 용서했어도 '아청법'…섣부른 자수는 '독' 될 수도

과외 학생을 성추행한 대학생이 자수를 고민하자, 법률 전문가들은 섣부른 자수가 '성범죄자' 낙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 AI 생성 이미지
학비를 벌기 위해 시작한 과외에서 만난 여고생과 연인이 된 대학생. 순간의 실수가 그를 성범죄자로 만들었다.
피해 학생은 "괜찮다"며 용서했지만,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그는 자수를 결심한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섣부른 자수가 돌이킬 수 없는 '주홍글씨'가 될 수 있다며 한 목소리로 만류하고 나섰다. 양심의 가책과 냉혹한 법적 현실 사이에서 그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할까?
"너무 예뻐서 순간적으로…" 용서받았지만 지워지지 않는 죄책감
대학교 1학년 남학생 A씨는 학비를 벌기 위해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의 수학 과외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연인 사이로 발전했지만, 비극은 예기치 않게 찾아왔다.
A씨는 "수업을 하다가 여자친구가 서류를 떨어뜨려서 고개 숙여 줍고 있는데, 정말 부끄럽지만 여자친구가 너무 예뻐서 순간적으로 여자친구의 엉덩이를 쓰다듬는 성범죄를 했습니다"라고 털어놨다.
A씨가 곧바로 사과하자 여자친구는 "실수니까 괜찮다"며 용서의 뜻을 비쳤다. 그러나 A씨는 극심한 죄책감과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다가 결국 경찰서에 자수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수는 면죄부 아니다" 변호사들이 만류하는 이유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일제히 '신중론'을 펼쳤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이므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등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해당 행위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죄에 해당하여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성범죄는 피해자가 용서해도 처벌이 가능한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자수하는 순간 공식 수사가 시작된다.
법무법인 정향 김연수 변호사는 "자수는 형법상 임의적 감경·면제 사유일 뿐 자동으로 처벌을 피하게 해주는 제도는 아닙니다"라며 "피해자가 이후 '괜찮다'고 말했더라도, 범죄 성립 자체가 당연히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못 박았다.
아청법 위반, '성범죄자' 낙인 찍힐 수도
변호사들은 섣부른 자수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유한) 안팍의 최윤호 변호사는 "성범죄의 특성상 자수서를 제출하고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혐의가 확대되거나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위험도 존재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유죄 판결이 확정될 경우, 형사처벌 외에 평생을 따라다니는 '주홍글씨'가 새겨질 수 있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성범죄의 경우 벌금형 이상이 선고되면 성범죄자 신상정보가 등록됩니다. 이 부분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경고했다.
신상정보 등록뿐만 아니라 취업 제한, 비자 발급 제한 등 사회적·경제적 활동에 심각한 제약이 뒤따를 수 있다.
'기소유예' 목표…혼자 아닌 전문가와 함께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는 "혼자 자수할 경우 진술이 꼬여 엄벌을 받을 위험이 크므로, 성범죄 전담 변호사를 선임해 대처해야 안전합니다"라며 전문가 조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피해자의 용서 의사를 명확히 입증하는 것도 핵심이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추후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여, 상대방이 의뢰인의 행동을 실수로 이해하고 용서했다는 대화 내용 등이 있다면 이를 잘 보관해 두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죄책감을 더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순간의 잘못으로 인생 전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신중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