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안 된다는 집주인, 그래서 반려'묘' 키운 세입자…법으로 보면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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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안 된다는 집주인, 그래서 반려'묘' 키운 세입자…법으로 보면 누가 이길까?

2021. 11. 23 15:29 작성2021. 11. 23 22: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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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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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반려견이나 반려묘나 동물인 건 같아⋯계약 위반" vs. 세입자 "계약서 적힌 대로 했을 뿐"

법으로 보면 세입자가 유리하다? 변호사들 "계약서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

반려'견' 금지 특약이 들어간 임대차 계약서. 이에 세입자 A씨는 반려'묘'를 키웠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집주인 B씨가 "반려견이나 반려묘나 동물인 건 마찬가지"라며 "계약을 어겼으니 위약금 50만원을 청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의 주장이 타당한 걸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살던 집의 계약 기간이 만료돼 이사를 가게 된 세입자(임차인) A씨. 이사 당일, 분주히 짐을 챙기던 A씨는 집주인(임대인) B씨에게 "계약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대차 계약서에 '반려견 금지'라는 특약을 넣고, 이를 어기면 50만원을 위약금으로 내기로도 했는데 말도 없이 반려동물을 키웠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A씨에게 반려동물이 있는 건 맞다. 하지만 A씨가 키운 동물은 고양이. 계약서에 반려'묘'를 금지한다는 내용은 없었고, 둘은 엄연히 다른 동물이니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임대인 B씨는 "반려견이나 반려묘나 동물인 건 마찬가지"라며 "마음대로 임대차 계약을 어겼으니 계약대로 50만원을 청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처럼 임대차 계약을 둘러싸고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입장 차가 벌어지는 경우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점차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도 있는 문제. 이런 상황에선 누구의 주장이 타당한 것인지 변호사들에게 물었다.


계약서를 놓고 보면, 반려'견'과 반려'묘'는 엄연히 다른 겁니다

현재 같은 계약서 조항을 놓고 임차인 A씨와 임대인 B씨의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 이와 관련해 변호사들은 "계약서를 문언(文言)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임차인 A씨 주장이 법적으로는 타당하다"고 봤다. 다시 말해 반려'견' 금지라고 계약서에 명시했다면, 반려'묘'를 키운 행위를 계약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였다.


법무법인 고원 수원분사무소의 이지영 변호사는 "집주인(임대인) B씨는 '반려견 금지' 조항이 반려동물 전체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계약서 조항대로만 보면 반려'견'을 키울 수 없다고 한정했기 때문에, A씨가 다른 동물을 키운 행위에 대해 위약금을 청구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 역시 "계약서는 있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봤다. 권 변호사는 "이번 사건처럼 계약서 조항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를 두고 분쟁이 생긴다면, 재판부에선 계약을 하게 된 동기와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본 뒤에 결정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분쟁을 원천 차단하려면, 의미하는 바를 계약서에 정확히 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률 자문
(왼쪽부터) 법무법인 고원 수원분사무소의 이지영 변호사,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 /로톡뉴스·로톡DB
(왼쪽부터) '법무법인 고원 수원분사무소'의 이지영 변호사,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 /로톡뉴스·로톡DB


변호사들 "계약서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적는 것⋯내용은 구체적일수록 좋다"

그렇다면, 이 사건 A씨와 B씨의 임대차 계약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어야 할까? 변호사들은 "임대인 입장에선 집 안 거주를 금지하려는 반려동물의 종을 구체적으로 언급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영 변호사는 "계약서에는 당사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적은 단어와 문장이 어떤 걸 의미하는지를 정확하게 기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 전체를 금지하고 싶었다면 '반려동물(개, 고양이 등) 금지'라고 표시하는 것이다. 또한 계약서에 일일이 명시되지 않은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경우, 계약 당사자끼리 사전에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계약서에 남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권재성 변호사는 "반대로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입장에서도 추후 법적 책임을 면한다는 내용을 계약서로 명확히 밝혀두면 도움이 된다"며 "임대차 기간 동안 반려동물을 몇 마리까지 키울 수 있고, 이와 관련해선 민·형사상 이의 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조항을 넣는다면 나중에 생길 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비록 이 사건 계약서가 반려'견'과 '묘'의 차이는 좁히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있다고도 했다. 바로 손해배상액을 50만원으로 특정해서 계약서에 적어둔 점이다. 권 변호사는 "실제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손해를 입긴 입었는데, 그 정도를 어떻게 입증하느냐'인 경우가 많다"며 "이럴 때는 사전에 손해배상액수를 특정해두는 것도 다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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