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방치한 패륜 형제 유산 요구에 제동…대법 "위헌인 옛 상속법 적용 중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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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방치한 패륜 형제 유산 요구에 제동…대법 "위헌인 옛 상속법 적용 중지해야"

2026. 06. 30 13:4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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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모신 넷째와 부모 외면한 형제들의 유산 분쟁

대법, '패륜 차단' 신법 손들어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아버지가 넷째 아들에게만 재산을 물려주며 불거진 형제간의 유류분 소송에서, 부양 의무를 저버린 상속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개정된 새로운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건의 핵심 쟁점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개정된 법률을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도 소급하여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아버지가 남긴 유언과 시작된 갈등

갈등은 2021년 10월 24일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생전에 아버지는 농지와 상가 건물, 예금, 여객자동차터미널 사업 면허권 등 약 9억 5천만 원 상당의 재산 대부분을 넷째 아들에게만 물려주었다.


이에 둘째 아들과 먼저 세상을 떠난 셋째 아들의 자녀들은 2022년 5월, 자신들의 법정 상속 몫인 유류분을 돌려달라며 넷째 아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정에서 넷째 아들은 강하게 맞섰다.


형제들이 아버지를 장기간 방치하고 재산을 빼돌리는 등 패륜적인 행위를 저질렀으므로 유류분을 챙겨갈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자신은 20년 넘게 부모를 실질적으로 모시며 터미널 사업을 운영해 아버지의 재산을 유지하고 늘리는 데 특별히 기여했으니, 이를 유류분 산정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급심 재판부의 딜레마 "아직은 기존 법을 따라야"

사건을 심리한 1심과 2심 재판부는 형제들의 손을 들어주며 넷째 아들이 유류분 부족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하급심 재판부 역시 2024년 4월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은 인지하고 있었다.


헌재는 '패륜 상속인'에게도 유류분을 보장하고 '기여분'을 유류분 산정에서 빼주지 않는 기존 민법 조항들이 국민 정서와 상식에 반하여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법의 공백 상태를 막기 위해 헌재가 "2025년 12월 31일까지는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해당 조항을 계속 적용하라"고 명시한 점이 하급심 판결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 '계속 적용' 주문에 따라 당장 진행 중인 재판에는 기존 법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보아, 넷째 아들이 주장한 '기여분 인정'이나 '형제들의 패륜 행위'를 배척한 것이다.


대법원의 결론 "진행 중인 재판도 위헌성 제거된 신법 따라야"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이 사건을 맡은 대법원 제1부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헌재가 옛 법의 '계속 적용'을 명한 취지가 유류분 제도 자체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일 뿐, 헌법에 위배되는 상태를 새 법이 시행될 때까지 억지로 이어가라는 뜻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법리적으로 볼 때, 위헌성이 확인된 옛 조항들은 이미 적용이 중지된 상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회가 헌재 결정 이후인 2024년과 2026년에 걸쳐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상속인의 권리를 잃게 하고, 특별한 기여에 대한 보상적 증여는 유류분 계산에서 제외하도록 법을 고친 사실에 주목했다.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비록 당사자가 직접 위헌소송을 내지 않았더라도 헌재 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 진행 중이던 사건이라면 위헌성이 제거된 이 새로운 개정법(신법)을 소급하여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풀이된다.


결국 대법원은 넷째 아들의 억울한 사정을 낡은 법을 핑계로 외면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꼬집으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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