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허리 망가졌는데…회사 '산재 안돼' 버티면 어쩌나
일하다 허리 망가졌는데…회사 '산재 안돼' 버티면 어쩌나
요양보호사, 업무 중 허리 악화로 퇴사 고민…법률 전문가들 '회사 동의 없이 산재 신청 가능, 불승인 시 실업급여도 방법'

회사가 산재 처리를 거부해도 근로자는 직접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할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회사는 '나 몰라라' 해도 법은 당신 편…'산재 신청'과 '실업급여' 투트랙 전략
온몸을 던져 어르신을 돌본 대가는 망가진 허리였다. 진통제 없이는 하루도 버티기 힘든 요양보호사에게 회사가 던진 말은 "산재는 안 된다"는 차가운 답변이었다.
일하다 병든 것도 서러운데, 회사의 외면 앞에 선 근로자는 이대로 주저앉아야만 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결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회사가 막아도 괜찮다"…산재, 근로자의 '고유 권리'
가장 큰 오해는 산재 처리에 반드시 회사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법은 근로자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에 따라 산재 신청은 회사를 거치지 않고 근로자가 직접 근로복지공단에 할 수 있는 고유한 권리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산재는 회사의 동의 없이 근로복지공단에 직접 신청할 수 있다"고 명확히 했다. 법률사무소 다현의 박수현 변호사 역시 "산재신청은 회사측의 동의 또는 인정여부과 상관없이 피재근로자가 직접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산재 신청을 방해하거나 이를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을 주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돌봄 노동'의 그늘…업무상 질병 인정될까?
관건은 요양보호사의 허리 통증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다. 요양보호사의 업무는 어르신을 부축하거나 이동시키는 등 반복적으로 허리에 부담을 주는 '신체부담업무'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든든 법률사무소의 조수진 변호사는 "요양보호사의 근골격계 질환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회사의 동의 없이도 근로자가 직접 산재를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법원은 요양보호사의 업무가 근골격계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부담업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법률사무소 민앤정의 권민정 변호사는 "업무와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진단서 및 진료기록지(MRI결과지 및 처방전등)를 첨부하여 신청하시기를 권해드린다"고 조언했다. 평소 업무 내용과 통증이 악화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록해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플랜B는 '실업급여'…건강 악화로 인한 퇴사도 '비자발적'
만약 산재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길은 있다. 건강 악화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어 퇴사하는 경우는 '비자발적 퇴사'로 인정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1조 제2항 [별표2]는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근로자가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기 곤란해졌을 때, 회사 사정상 업무 전환이나 휴직이 어려워 퇴사하는 경우를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한 '정당한 이직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이를 의사 소견서나 사업주 의견 등으로 객관적으로 증명하면 된다.
심규덕 변호사는 "산재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건강 악화로 인한 퇴사는 비자발적 사유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실업급여 신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상의 이유로 퇴사가 불가피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며, 의사 소견서나 진단서 등이 핵심적인 증빙 자료가 된다.
"회사는 거부해도, 법은 당신 편이다"…포기 말고 '투트랙'으로
결론적으로, 해당 요양보호사는 회사의 눈치를 보지 말고 즉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동시에 산재 불승인 가능성에 대비해 건강 악화를 증명할 의료 기록을 확보하고 실업급여 신청을 준비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산재 처리는 근로자가 직접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할 수 있으며, 회사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