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 유산 독차지한 오빠... 의식불명 아버지 재산까지 빼돌린 정황, 재판은 왜 멈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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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억 유산 독차지한 오빠... 의식불명 아버지 재산까지 빼돌린 정황, 재판은 왜 멈췄나

2025. 11. 11 09:21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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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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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학대 자녀도 유류분 주는 현행법은 헌법불합치" 결정

2025년 말까지 법 개정해야

전국 유류분 소송 '올스톱'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4남매의 맏딸인 A씨는 든든했던 오빠를 사실상 잃었다. 일찍 어머니를 여읜 뒤 엄마의 빈자리까지 채워주던 오빠였다. 학교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면 자기 일처럼 나서던 오빠는 2018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아버지는 평생을 바쳐 중소기업을 일군 창업주였다. 남긴 재산은 3천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막대한 유산이 거의 모두 오빠 한 사람에게만 상속됐고, A씨를 포함한 세 자매는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결국 세 자매는 법이 보장한 최소한의 몫이라도 돌려받기 위해 오빠를 상대로 '유류분 반환 소송'을 제기해야만 했다.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법무법인 신세계로 김나희 변호사는 "유류분은 피상속인(고인)이 유언이나 생전 증여로 재산을 한쪽 자식에게만 몰아줬더라도, 다른 가족에게 법이 보장해주는 최소한의 상속 몫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민법(제1112조)은 배우자와 자녀에게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에게는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보장하고 있다.


의식불명 상태에서 이전된 수백억, 그러나 재판은 '멈춤'

소송 과정에서 세 자매는 더 큰 문제와 마주했다. 아버지가 병상에 누워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백억 원의 자산이 오빠에게 이전된 정황을 발견한 것이다.


A씨 측은 아버지가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오빠가 아버지의 인감과 계좌 비밀번호를 이용해 재산을 옮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치열한 법적 다툼은 현재 제자리걸음이다. A씨의 사건뿐만 아니라 전국 법원에서 진행 중이던 대부분의 유류분 소송이 멈춰 섰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현행 유류분 제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헌재는 국회에 2025년 12월 31일까지 관련 법을 개정하라고 주문했다.


김나희 변호사는 "꼭 유류분 재판이 아니더라도 소송에 적용된 법률이 개정 예고되면 재판이 일시 중단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법원은 "법이 바뀌어야 판결 기준이 생기기 때문에 심리를 유보하고 있는 것"이며, "재판이 길게는 8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학대 자녀'는 몫 잃고, '헌신 자녀'는 더 받는다

헌법재판소가 현행 유류분 제도에 제동을 건 이유는 명확하다. 김 변호사는 "유류분을 잃을 만한 사유, 예컨대 부모에게 심한 학대를 하거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를 법에서 전혀 규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개정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1. 유류분 상실 선고 제도: 부모를 학대하거나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상속인은 법원의 판단으로 유류분을 잃게 된다.
  2. 기여분 반영: 부모를 오랫동안 헌신적으로 돌보거나 재산을 함께 일궈온 상속인에게는 그 기여분을 인정해 유류분을 계산할 때 반영한다.


법이 개정되면 상속 재산을 나누는 기준 자체가 크게 달라진다.


김나희 변호사는 "지금의 유류분은 너무 획일적이다. 부모를 전혀 돌보지 않은 자녀도, 헌신적으로 함께한 자녀도 같은 비율로 몫을 청구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개정이 되면 공평하지만, 기여한 만큼 차등 있게라는 원칙이 자리 잡게 된다"며 "단순한 법률 변경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가족상속 문화를 새로 설계하는 일"이라고 그 의미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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