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10분 더 주고 연차에서 6일 빼는 회사, 법적으로 문제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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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10분 더 주고 연차에서 6일 빼는 회사, 법적으로 문제없을까?

2023. 01. 26 18:11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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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

변호사들과 근로기준법 위반 아닌지 알아봤다

매일 점심시간을 10분씩 더 주는 대신 연차 6일을 차감한다는 회사.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이다. 해당 글 내용이 사실이라면,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일까. 변호사들과 함께 관련 내용을 살펴봤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점심시간을 10분 더 주는 대신 그만큼 연차에서 차감하네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하소연이다. 회사에서 점심시간을 10분씩 더 주는 대신, 이를 연차에서 뺀다는 내용이었다. 연차를 매일 10분씩 나누어 쓰도록 강제한 셈.


글 작성자 A씨는 "매일 10분씩 연간 근무 일수만큼 연차를 사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 같다"며 "회사에서 연차를 6개씩 차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에 로톡뉴스가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봤다.


연차 유급휴가 제도의 법적 근거는 근로기준법에 있다. 이 법은 제60조 제1항에서 "사용자(회사 측)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이때 휴가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줘야한다"고 하고 있다(같은 조 제5항).


즉, 연차는 근로자가 원할 때 사용하는 게 원칙이고 이를 어기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해당 조항들을 위반한 사용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제110조 제1호).


근로계약서에 명시돼 있으면?

물론 예외적으로 사측에서 연차 사용 시기에 관여할 수 있는 경우도 있긴 하다. '①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경우'에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고, '②사용자가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한 경우' 연차를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특정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


혹시 A씨 사례도 이러한 예외 조건에 해당해 합법인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다"며 "다각도로 검토해봐도,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 맞는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신효의 오세정 변호사는 "사업상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 사용자가 연차 사용 시기를 변경할 수 있지만(①) 이는 매우 엄격한 요건 하에 인정되는 것"이라며 "단순 업무량 분배 등의 이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측의 업무 성과가 현저히 저하될 염려가 있지 않은 이상 인정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②서면 합의'에 대해서도 오 변호사는 "작성자가 올린 글에 따르면 이러한 합의가 있었는지 불분명하다"며 "합법적인 조치로 인정될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신효'의 오세정 변호사, '법률사무소 해내'의 한용현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법무법인 신효'의 오세정 변호사, '법률사무소 해내'의 한용현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법률사무소 해내의 한용현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②에 대해 한 변호사는 "해당 사례로 인정받으려면 사측이 근로자의 개별 동의를 일일이 받아야 한다"며 "이러한 동의 없는 일방적인 사업주의 연차 차감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 맞는다"고 분석했다.


혹시 근로계약서에 '매일 10분씩 휴게시간을 연차에서 차감한다'고 규정해놨다면 어떨까. 한 변호사는 "그래도 위법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 변호사는 "매일의 휴게시간을 연차로 대체하게 하는 것은 근로제공의 의무를 면제하는 휴가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계약서에 위 내용을 기재했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 조건을 정한 것이므로 해당 내용은 무효가 될 것(근로기준법 제15조)"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했을 때 변호사들은 "만약 실제 연차 차감을 당한다면 관할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해 신고하거나, 사용자를 형사 고발할 수 있어 보인다"고 봤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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