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로 퇴사하면 위약벌로 상당액을 회사에 지급한다는 문서에 서명…법적 효력 있나?
임의로 퇴사하면 위약벌로 상당액을 회사에 지급한다는 문서에 서명…법적 효력 있나?
퇴사한다는 이유만으로 위약벌을 물리는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으로 ‘무효’
법은 ‘근로자의 직장선택 자유’ 보장하고 ‘부당한 계속근로 강요’ 금지해

A씨가 입사 때 '임의로 퇴사하면 위약벌을 물린다'는 약정서에 서명했는데, 이 약정이 유효할까?/ 셔터스톡
A씨가 입사 때 ‘임의로 퇴사하게 되면 위약벌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벌금을 내는 것)로 1,200만 원을 회사에 지급한다’는 약정서에 서명했다. 그런데 그가 이번에 개인 사정으로 퇴사를 고민하다 보니, 이 위약벌 조항이 마음에 걸린다.
입사 때는 별생각 없이 회사가 내민 서류에 서명했지만, 막상 퇴사를 앞두게 되니 회사가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과도한 위약벌을 청구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A씨는 회사와 맺은 이 계약이 법적 효력이 있는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변호사들은 회사가 A씨와 맺은 위약벌 약정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해 무효라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지담 정정훈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퇴사한다는 것만으로 손해를 확인하지 않고 일정액을 물리는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를 위반해 무효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 제20조 (위약 예정의 금지)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법인 자연수 서보익 변호사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했다고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 물리는 것을 금지해 근로자가 부당하게 계속근로를 강요당하는 것을 막고,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해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법 취지를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환 김상훈 변호사는 “이는 근로기준법상 ‘강제근로금지의 대원칙’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위약금이든 위약벌이든 상관없이 퇴사 시 돈을 반환한다는 약정의 효력은 부인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만약 회사가 일정한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면서 의무 근로 기간을 설정한 것이라면, 회사와 맺은 약정이 유효할 수도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무법인 인화 방정환 변호사는 “회사가 일정한 금전적 이익을 지급하면서 의무 근로 기간을 설정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해당 금전을 반환받기로 하는 약정은 근로기준법 조항에 위반되지 않아 유효성을 인정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정훈 변호사는 “노동청은 근로자가 반환하라는 금품의 성격을 기준으로 ‘위약 예정의 금지’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므로 이 부분을 상담받아 보고, 소송 외에 노동청 진정 등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라”고 조언한다.
또 법률사무소 인평 조윤상 변호사는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소송 시 법원에서 일정 금액 감액도 가능하나, 위약벌은 실제 손해발생과 관련 없이 채무자(작성자분)의 채무불이행 시 채권자가 징수하는 ‘벌(penalty)’이라고 볼 수 있다”고 위약벌과 위약금의 차이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