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사망, 보증금은 누구에게? 해외 거주 상속인에 '법원 공탁'이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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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사망, 보증금은 누구에게? 해외 거주 상속인에 '법원 공탁'이 정답

2025. 11. 04 15:5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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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배우자는 상속권 없어…상속포기 시 문제 복잡, 법원 공탁으로 책임 면해야

홀로 살던 세입자가 사망했는데 상속인인 자녀들은 해외에 거주하고, 이혼한 전 배우자가 나타나 보증금을 요구하고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홀로 살던 세입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면, 남겨진 보증금과 유품은 누구의 몫일까?


집주인 A씨는 최근 이런 막막한 상황에 부닥쳤다. 세입자의 상속인인 자녀들은 모두 해외에 살고, 뜬금없이 이혼한 전 배우자까지 나타나 보증금을 요구하고 나섰다.


법률 전문가들은 섣부른 판단이 더 큰 법적 분쟁을 낳을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경고했다.



이혼한 아내는 '남'…상속 1순위는 해외 거주 자녀들


우선 보증금을 받을 상속인이 누구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혼한 전 배우자는 상속권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민법 제1000조는 상속 1순위를 피상속인(사망한 사람)의 직계비속, 즉 자녀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례의 정당한 상속인은 해외에 거주하는 성인 자녀와 미성년 자녀, 단 두 명뿐이다. 이혼으로 법적 부부 관계가 완전히 해소된 전 아내는 법적으로 '남'이므로 상속인에 포함되지 않는다. 두 자녀는 각각 2분의 1씩 보증금에 대한 권리를 가지며, 미성년 자녀의 몫은 법정대리인을 통해 상속 절차가 진행된다.



섣불리 송금했다간 '낭패'…가장 안전한 해법은 '법원 공탁'


상속인이 정해졌다고 해서 덜컥 보증금을 송금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만약 자녀들이 보증금을 받은 뒤 '상속 포기'를 선언하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꼬인다.


민법상 상속 포기는 사망 시점으로 소급해 효력이 발생하므로(민법 제1042조), 보증금을 받은 행위 자체가 처음부터 없던 일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집주인은 엉뚱한 사람에게 돈을 준 셈이 되어, 진짜 권리자에게 다시 보증금을 물어줘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채권자 불확지(누구에게 줘야 할지 불확실한 경우)를 원인으로 법원에 보증금을 맡기는 '변제공탁'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탁 절차를 마치면 집주인은 보증금 반환 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이후의 복잡한 권리관계는 상속인들이 법원을 상대로 직접 해결하게 된다.


모두가 상속 포기하면 보증금은 국가 품으로


만약 자녀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어떻게 될까. 상속 포기는 상속이 시작됐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1순위 상속인인 자녀들이 모두 포기하면 상속권은 다음 순위로 넘어간다. 사망자의 부모(직계존속)가 2순위, 형제자매가 3순위다. 이들마저 모두 상속을 포기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상속인이 없는 상태가 된다.


최종적으로 상속인이 확정되지 않으면, 법원이 선임한 상속재산관리인이 재산을 관리하게 된다. 관리인은 특별한 연고가 있는 사람(사실혼 배우자 등)에게 재산 일부를 나눠줄 수 있으며, 모든 절차가 끝난 뒤 남은 재산은 최종적으로 국가에 귀속된다.



밀린 월세·집안 짐 처리 비용, 보증금에서 빼도 될까?


세입자가 남긴 짐 처리 비용, 원상복구 비용, 밀린 월세 등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이는 모두 사망한 임차인의 채무이므로 상속인이 상속재산의 한도 내에서 책임져야 한다.


대법원 판례(2015다252501) 역시 임대차보증금은 임차인의 모든 채무를 담보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집주인은 이 비용들을 보증금에서 정당하게 공제(미리 뺌)한 뒤 남은 금액만 반환하거나 공탁하면 된다.


다만 모든 비용을 보증금에서 마음대로 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지출한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이전 세입자의 사망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비용이므로, 이를 상속인에게 떠넘길 수는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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