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졸리고 맞았는데 쌍방폭행? '이 증거'가 판을 뒤집는다
목 졸리고 맞았는데 쌍방폭행? '이 증거'가 판을 뒤집는다
CCTV 없는 술집 폭행, '상해진단서'와 '출동기록'이 핵심 열쇠

술 취한 사촌동생을 보호하려다 일방적으로 폭행당한 남성이 쌍방폭행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 / AI 생성 이미지
술에 취한 사촌동생을 보호하려다 시비에 휘말려 목을 졸리고 얼굴을 맞는 등 일방적인 폭행을 당한 남성이, 되레 '쌍방폭행'으로 몰릴 억울한 상황에 처했다. 증거가 될 CCTV조차 없는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객관적 증거 두 가지만 확보하면 불리한 전세를 뒤집고 가해자에게 상해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날 결정적 한 수는 무엇일까?
"쳐다보지 말라" 한마디에 돌아온 목조르기와 폭행
사건은 한순간에 벌어졌다. A씨는 술에 취한 사촌 여동생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한 남성이 노골적으로 동생을 쳐다보는 것을 발견했다. A씨가 "술 취한 여자 쳐다보지 말라"고 항의하자, 남성은 "보면 안 되냐"며 시비를 걸어왔다.
언쟁은 금세 폭력으로 번졌다. 가해자는 A씨의 목을 조르고 어깨를 밀쳤으며, 안면까지 폭행했다. A씨는 목에 선명한 상처와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상황은 A씨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술집 내 CCTV는 없었고, 가해자 측은 다수였으며 모두 만취 상태라 객관적 증언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A씨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가해자를 밀친 행위가 빌미가 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 가해자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상황을 마무리하려 했다. A씨는 다음 날 정식으로 고소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억울함을 안은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쌍방폭행의 덫, '정당방위'는 어떻게 인정받나
A씨의 가장 큰 우려는 자신의 방어 행위가 '쌍방폭행'으로 규정되는 것이다.
법무법인 강남 류재연 변호사는 "상대방이 주취 상태에서 범행을 부인하거나 질문자님이 밀친 행위를 근거로 '쌍방 폭행'을 주장할 소지가 큽니다"라고 지적했다. 가해자의 일방적 공격이 쌍방 과실로 둔갑할 수 있는 위험한 순간이다.
하지만 다수 변호사는 A씨의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본인이 막는 과정에서 밀었다는 부분은 정당방위 또는 소극적 방어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법률사무소 편율 신상의 변호사는 "일방적 공격을 막기 위한 소극적 방어였다면 방어행위로 평가받을 여지가 있으나, 정당방위가 쉽게 인정되지는 않으니 먼저 맞은 경위와 민 정도를 시간순으로 일관되게 진술하셔야 합니다"라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설령 쌍방폭행으로 다뤄지더라도 책임의 무게는 다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설령 쌍방 폭행으로 처리가 되더라도 가해자의 안면 폭행과 목을 조른 행위의 위험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가해자가 받게 될 처벌과 책임이 더 무겁습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의 소극적 방어와 가해자의 공격 행위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CCTV 없어도 괜찮다…판세 뒤집는 '결정적 증거'
그렇다면 CCTV도 목격자도 없는 불리한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객관적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한다. 특히 두 가지가 결정적이다. 바로 '상해진단서'와 '경찰 출동 기록'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CCTV가 없는 상황에서는 의사가 발급한 상해진단서가 폭행 사실과 피해 정도를 증명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됩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진단서가 수사기관에 제출되면 이 사건은 단순 폭행이 아닌 형법 제257조 상해 사건으로 다뤄져 가해자가 더 무겁게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상해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수사와 처벌이 가능한 중범죄로, 가해자를 압박하는 강력한 카드가 된다.
경찰 출동 기록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증거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술집 내 CCTV가 없더라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기록과 질문자님의 상해진단서는 강력한 객관적 증거가 됩니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증거들을 바탕으로 고소장을 치밀하게 작성하고, 조사 단계에서부터 '일방적 피해'와 '정당방위' 구도를 명확히 해야만 억울한 쌍방폭행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