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채 '빌라왕' 사망에, 전세금 못 돌려받는 세입자들…대위변제가 뭐길래?
1000채 '빌라왕' 사망에, 전세금 못 돌려받는 세입자들…대위변제가 뭐길래?
갭 투자로 1000채 넘게 임대한 '빌라왕' 사망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했어도⋯세입자들 전세금 반환 불투명
HUG "'대위변제' 절차 못 밟아"⋯대위변제가 대체 뭐길래

수도권에서 1000채가 넘는 빌라와 오피스텔을 임대해 이른바 '빌라왕'으로 불린 40대. 이런 그가 두 달 전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속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한 사람들도 '대위변제'에 발목이 잡혀 돈을 되돌려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셔터스톡
갭 투자(전세를 먼저 주고 나머지 돈만 내서 집을 구매하는 방식)로 수도권에서 1000채 넘는 빌라와 오피스텔을 임대한 40대 A씨. 속칭 '빌라왕'으로 불린 40대 A씨가 지난 10월 갑자기 사망하면서 세입자 수백 명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안전 장치'로 인식되던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한 사람조차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유로 '대위변제(代位辨濟)'를 들었다. 대체 대위변제란 무엇일까.
대위변제란 제3자가 채무자의 채권 등을 대신 갚아주고, 구상권을 갖는 것을 말한다. 구상권이란, 채무자에게 그만큼의 돈을 도로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HUG의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도 대위변제를 이용한 상품이다. 보통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 반환을 하지 않으면, ①세입자는 집주인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②HUG 등은 이를 근거로 대위변제에 들어간다. HUG가 세입자에게 먼저 보증금을 지급해준 뒤 나중에 집주인에게 그 돈을 받아 내는 식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선 A씨가 사망한 탓에 세입자들이 '계약 해지' 요건을 충족할 수 없게 됐다. HUG 관계자도 "규정 때문에 대위변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A씨 소유 주택 세입자 중 HUG에서 보증금을 받지 못 한 사람만 최소 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 문제는 HUG가 구상권을 청구할 집주인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A씨의 빚 등을 누군가 상속받지 않으면, 대위변제도 구상권 청구도 쉽지 않다.
물론, A씨의 4촌 이내 친족 중 누군가 상속을 받으면 문제는 해결된다. 하지만 A씨가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62억원을 체납하면서 소유 주택이 압류됐고, 현재 부동산 상황도 좋지 않아 상속자를 찾는 게 쉽지 않은 전망이다.
실제 A씨의 유일한 혈육인 부모도 상속 의사가 불명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HUG 관계자는 "A씨 부모가 상속받도록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만약 상속받을 사람이 없으면, 세입자들은 법원이 상속 재산 관리인을 지정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급기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시민들이 전세 피해로 눈물 흘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피해자들은 상속 절차가 진행되는 수개월 동안 현재 사는 곳에서 계속 지낼 수 있고 전세대출 보증의 연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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