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때려주세요"…미성년자 속여 만난 20대 남성, 처벌 수위는?
"저를 때려주세요"…미성년자 속여 만난 20대 남성, 처벌 수위는?
성적 만족 위해 10대 유인했으나 실행 없이 헤어져…변호사들 "실행 안 했어도 아청법·강요미수 등 중범죄 가능성"

성적 만족을 위해 미성년자에게 자신을 때려달라고 요구한 20대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나를 때려달라"며 나이를 속이고 미성년자를 만난 20대 남성이 실제 만남까지 가졌다가 경찰 조사를 앞두게 됐다.
26세 남성 A씨는 독특한 성적 취향을 가졌다. 맞는 행위에서 성적 만족을 느끼는 이른바 '성 도착증'이다. 그는 지난 11월,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위험한 계획을 세웠다.
A씨는 익명 채팅 앱에서 자신을 19살이라고 속였다. 그는 "친구를 다치게 해 모르는 사람에게 5분간 맞고 오라는 협박을 받고 있다. 나 좀 도와달라"는 거짓 사연으로 동정심을 유발했다.
한 미성년자가 그를 돕겠다고 나섰고, 두 사람은 실제로 만나기에 이르렀다. A씨는 다른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신을 협박하는 '1인 2역' 연기까지 하며 "엎드려서 엉덩이 50대 맞기", "목줄 차고 기어다니기" 등 가학적인 행위를 요구했다.
약속한 날, 두 사람은 대면했다. 그러나 A씨는 돌연 마음을 바꿨다. 계획했던 어떤 행위도 일어나지 않았고, 두 사람은 그대로 헤어졌다. A씨의 변심으로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간 미성년자의 부모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부모는 A씨를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나섰다.
실제 행위 없었는데…'미수범'도 처벌받나?
법률 전문가들은 실제 가해 행위가 없었더라도 A씨가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재헌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는 "비록 실제 폭행이나 강요 행위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시도 자체가 형법상 범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미성년자를 기망하여 성적 만족을 얻으려 한 시도 자체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강요미수' 혐의를 언급했다.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미성년자 약취·유인 등이다. 윤형진 변호사(법률사무소 명중)는 "가학적 성행위를 요구하였다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도착증' 고백, 재판서 유리할까?
A씨가 스스로 밝힌 '성도착증'은 법적 책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법원은 성도착증 자체를 형사 책임을 감면해주는 '심신장애' 사유로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판례는 성도착증을 '성적인 측면의 성격적 결함'으로 보고, 원칙적으로 심신장애로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김경태 변호사는 "성도착증이라는 정신과적 문제가 있다면,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형사절차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문제를 인지하고 치료하려는 노력이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참작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골든타임을 잡아라"…변호사들의 한목소리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변호사들은 하나같이 '신속한 초기 대응'을 강조했다. 정다미 변호사(법무법인 LKB평산)는 "곧 경찰 조사 연락이 올 수 있다"며 "조사 전에 반드시 전략을 세우고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순철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 역시 "A씨 혼자서 대응할 경우 혐의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어렵다고 예상된다"며 초기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것을 권했다.
이재용 변호사(JY법률사무소)는 "처벌 수위가 의외로 높을 수 있는 만큼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결국 A씨의 기이한 욕망은 실제 행위로 이어지지 않았음에도, 그를 법의 심판대 바로 앞까지 끌고 온 셈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