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출생신고 했는데…사실혼 파탄나자 '붕 뜬' 아이 친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아빠가 출생신고 했는데…사실혼 파탄나자 '붕 뜬' 아이 친권

2025. 10. 16 15:5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민법 제909조 4항 따라 부모 협의가 우선, 불발 시 법원이 '자녀 복리' 최우선으로 지정…변호사들 '자동으로 엄마 몫'은 오해

사실혼 관계를 이어오다 이혼을 결심한 A씨가 떼 본 아이의 기본증명서에는 '친권자' 항목이 공란으로 비어 있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내 아이 친권자가 '공란'?…아빠의 출생신고가 낳은 눈물


아이의 기본증명서를 떼어본 A씨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친권자' 항목이 깨끗하게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 아이 아빠가 직접 출생신고까지 마쳤는데, 법적으로는 보호자가 없는 '법적 미아' 상태가 된 것이다.


혼인신고를 미룬 채 사실혼 관계를 이어오다 이별을 앞둔 부모들에게 벌어진 일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아빠가 자녀를 인지(認知)한 이상, 엄마가 자동으로 친권자가 된다는 건 오해"라고 경고한다.


'아빠'는 있는데 '친권자'는 없다?


결혼을 약속하고 사실혼 관계를 이어오던 한 여성은 최근 남성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이별을 결심했다. 둘 사이에는 아이가 한 명 있다.


혼인신고는 경제적 이유 등으로 미뤄왔지만, 아이 아빠가 직접 출생신고를 하며 자신의 자녀임을 법적으로 인정(부 인지)했다. 당시엔 곧 정식 부부가 될 생각에 친권자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


엄마가 자동 친권자? 아빠의 '인지'가 뒤바꾼 법적 상식


이 문제의 법적 열쇠는 아빠의 ‘인지’ 행위에 있다. 변호사들은 만약 아빠의 인지가 없었다면 혼인 외 출생자의 친권은 전적으로 엄마에게 귀속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사건처럼 아빠가 출생신고를 통해 인지를 한 순간, 법적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민법 제909조 제4항은 ‘혼인 외의 자가 인지된 경우 부모의 협의로 친권자를 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는 “혼인 외 자녀에 대해 부(父)가 인지한 경우, 친권자는 당연히 모(母)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본증명서상 친권 표시가 없는 것은 아직 법적으로 친권자가 확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즉, 아빠의 인지로 인해 부모 모두에게 친권을 가질 자격이 생겼고, 이제는 누가 그 권리를 행사할지 정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결국 법정으로…법원은 무엇을 보고 판단하나


부모가 원만히 합의해 “아이는 엄마가 키우자”고 정하면 간단하지만, 서로 친권과 양육권을 갖겠다고 다툴 경우 문제는 법원으로 넘어간다. 이 경우 가정법원에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 심판’을 청구해야 한다.


법원의 판단 기준은 단 하나, ‘자녀의 복리’다. 누가 더 돈이 많은지가 아니라, 누가 아이를 더 행복하고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는지를 따진다.


법률사무소 엘엔에스 김의지 변호사는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며 “양측의 경제력이 비슷하다면 자녀의 현재 생활환경, 나이,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금까지 아이를 주로 돌봐온 ‘주 양육자’가 누구였는지가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선의 부모'를 찾는 길, 미리 준비해야


친권(자녀의 신분·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과 양육권(자녀를 보호하고 키울 권리)은 분리해서 지정할 수도 있다. 가령 친권은 부모가 공동으로 갖되, 아이를 실제 키우는 양육자는 엄마로 지정하고 아빠는 양육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결국 전문가들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일수록, 관계가 좋을 때 미리 친권과 양육권에 대한 법적 합의를 해두는 것이 자녀의 불안을 막는 길이라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승원의 한승미 변호사는 “자녀가 어릴수록 아이 엄마가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현재로선 “부부에게 모두 친권과 양육권이 있는 상황”이므로 법적 절차를 통해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다툼 속에서 아이가 법적 미아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