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도로에 누운 노인 치어 숨져…'예측 어려운 사고'였지만 유죄 선고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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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도로에 누운 노인 치어 숨져…'예측 어려운 사고'였지만 유죄 선고된 이유

2026. 04. 15 12:5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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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 곤란’에도 유죄

교차로 일시정지 위반이 핵심

광주지방법원 /연합뉴스

한밤중 교차로에 누워있던 노인을 승용차로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운전자가 피해자를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차로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어긴 점이 판결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


회사원 A(33)씨는 지난 2024년 8월 8일 오전 1시 30분께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 교차로를 지나던 중, 도로 위에 누워 있던 B(당시 72세)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당시 도로는 어두웠고, 사람이 교차로 한복판에 누워있을 것이라고는 예측하기 힘든 상태였다.


사건을 맡은 광주지법 형사9단독 전희숙 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운전자가 '도로 위에 누운 사람'을 예상했느냐가 아니라, '운전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다했느냐에 있었다.


‘예견 곤란’에도 과실 인정된 법적 근거

재판부는 사고 자체가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도로교통법상 신호등 없는 교차로에 진입할 때는 반드시 일시 정지하거나 서행하며 전방 및 좌우를 살펴야 할 의무(도로교통법 제31조 및 제48조)가 있다.


A씨는 사고 당시 이를 이행하지 않고 그대로 교차로에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A씨가 교차로 진입 전 일시 정지 의무를 지켰거나, 전방 주시를 철저히 하며 서행했다면 누워있던 B씨를 미리 발견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았다.


즉, 사고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운전자가 규정된 안전 수칙을 어긴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그 과실과 사망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


합의 및 초범 여부 고려해 벌금형 선고

다만 재판부는 양형 과정에서 몇 가지 유리한 정상을 참작했다.


A씨가 피해자 유족에게 2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한 점, 과거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 그리고 사고 경위상 피고인의 과실만큼이나 피해자의 이례적인 행동이 사고의 원인이 된 점 등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사고의 예견 곤란성과 합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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