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한 번에 전과자?…'몰랐다'는 항변, 통할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이사 한 번에 전과자?…'몰랐다'는 항변, 통할까

2026. 05. 14 15:0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성실 갱신'에도 불구, 과거 기소유예가 발목 잡을 수도

2021년 기소유예 처분 후 2년간 신상정보를 갱신해 온 A씨가 이사 후 변경 신고를 누락해 전과 위기에 처했다. / AI 생성 이미지

2021년 기소유예 처분 이후 2년간 성실히 신상정보를 갱신해 온 A씨. 그러나 최근 이사 후 변경신고를 누락했다는 이유로 형사 입건되며 전과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그는 고의가 아니었다고 항변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과거 받았던 선처가 오히려 이번 사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설상가상으로 애초에 A씨가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아니었을 수 있다는 근본적인 법리 문제까지 제기되며 사건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단순 실수로 전과 위기


2021년 성인물 유포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 그는 이후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되어 경찰의 안내에 따라 꼬박꼬박 갱신 의무를 이행해 왔다.


모든 것이 문제없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이직과 이사를 하면서 관할 경찰서에 변경 신고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 화근이 됐다.


결국 '신상정보 미등록' 통보와 함께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그는 사건이 곧 검찰로 넘어간다는 소식을 접했다. A씨는 "최대한 불이익이 적은 쪽으로 판결받고 싶습니다. 전과 기록이 안 남는 쪽으로 판결을 받고 싶습니다"라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고의성' 입증이 관건…그러나 '과거 전력'이 변수


법조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처벌 수위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고의성'을 꼽았다. 성폭력처벌법은 신상정보 변경 시 20일 내 신고하도록 규정하며,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본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의무 위반에 대한 '고의성'이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그간의 성실한 갱신 이력, 경찰과의 협의 내용, 통보 직후 시정한 점 등은 고의가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동종 범행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재범으로 간주돼 불리한 양형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실수를 넘어 반복적인 법 위반으로 비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인 것이다.


"애초에 등록 대상이 아니다?"…사건의 근본을 흔드는 의문


사건의 초점이 A씨의 '실수'와 '과거 전력'에 맞춰진 가운데, 일부 변호사들은 문제의 근원을 파고들었다. A씨가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된 최초의 '기소유예' 처분 자체가 등록 요건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지적이 나온 것이다.


법무법인(유한) 로고스 강은선 변호사는 "기소유예 처분은 검사가 기소를 유예한다는 처분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게 되면 형사재판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를 규정하고 있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42조가 아예 적용될 여지가 없습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 역시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는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자 또는 공개명령이 확정된 자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기소 전 선처에 해당하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면 신상정보등록 대상이 아닙니다"라고 못 박았다.


두 변호사의 지적대로라면, A씨는 애초에 등록 의무 자체가 없었음에도 행정 착오로 2년간 족쇄를 차고 있었을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전과 방지' 위한 첩첩산중 법적 대응


결국 A씨는 '고의 없는 실수'라는 주장과 '애초에 등록 대상이 아니었다'는 근본적 문제 제기, 그리고 '기소유예 전력'이라는 불리한 꼬리표 사이에서 복잡한 법적 싸움을 벌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


변호사들은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서아람 변호사는 "조사 과정에서 '몰랐다'는 표현만 반복하기보다, 실제로 왜 그렇게 인식했는지, 기존에는 어떤 방식으로 갱신해왔는지, 고의적 회피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그러므로 질문자님께서는 복수의 변호사와 상담을 진행해보신 뒤 적절한 변호사를 선임하여 사안을 기소유예로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준비하셔야 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한 번의 실수가 전과로 이어질지, 아니면 행정 착오의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A씨의 사례는 법률 부지와 행정 절차의 맹점이 개인에게 얼마나 큰 위협이 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