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먼저 키스했는데…” 다음날 ‘기억 안 나’ 돌변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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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먼저 키스했는데…” 다음날 ‘기억 안 나’ 돌변한 여성

2026. 01. 08 16:5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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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된 스킨십 후 '기억상실' 주장…전문가들 “섣부른 사과·접촉은 금물, 객관적 증거 확보가 최우선”

함께 술 마시고 키스한 여성이 다음날 기억이 안 난다며 고소하겠다고 하자 남성이 억울함을 호소했다./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함께 술 마시고 키스한 여성이 다음날 ‘기억이 안 난다’며 돌변했다.


“여성분이 먼저 키스를 해왔는데, 다음날 기억이 안 난다며 고소하겠다고 합니다.” 합의된 스킨십 이후 한쪽이 기억상실을 주장하며 법적 분쟁을 예고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남성 A씨의 사연이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은 이렇다. 새벽 시간, 한 여성이 밥을 먹자고 제안해 만남이 성사됐다. 두 사람은 술집을 찾아다녔지만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러자 여성이 “자신의 가게로 가서 술을 마시자”고 먼저 제안했다.


가게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여성이 먼저 A씨에게 키스를 해왔고 A씨도 이를 받아들였다. 몇 차례 키스를 나눈 뒤 A씨는 여성을 집까지 바래다주었고 두 사람은 평화롭게 헤어졌다.


하지만 다음 날, 여성은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며 “자꾸 거짓말하면 고소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A씨는 키스 장면이 담긴 CCTV는 없는 것 같다며 불안해했다.


“기억 안 나” 한 마디면 유죄?…‘동의’의 증명 책임은 누구에게


A씨는 ‘합의’를, 여성은 ‘기억상실’을 주장하며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 A씨의 행동은 과연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 상대방 의사에 반해 폭행이나 협박으로 추행)에 해당할까?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강력한 증거가 된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성범죄의 경우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은 유력한 증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에게 유리한 정황도 분명 존재한다. 법률사무소 새율 윤준기 변호사는 “여성이 먼저 본인의 가게로 가자고 제안했다는 점, 먼저 키스를 시도했다는 점 등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의 ‘기억상실’ 주장은 ‘준강제추행죄’(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추행)의 쟁점이 될 수 있지만, 법원은 단순히 술에 취해 기억이 없는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를 곧바로 심신상실로 인정하지는 않는다. 당시 스스로 의사결정이 가능했는지가 관건이다.


‘골든타임’을 잡아라…변호사들이 공통으로 제시한 ‘첫 번째 행동’


당장이라도 고소당할 위기에 처한 A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객관적 증거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새율 윤준기 변호사는 “가게 주변 CCTV 영상 확보”를,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당시의 통화 기록과 문자 내용을 삭제하지 말고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이 보낸 “고소하겠다”는 메시지 역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다만 법무법인(유한)LKB평산 정다미 변호사는 “고소가 되어 실제 수사가 진행되기 전에 개인이 (CCTV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짚었다. 이와 함께 법무법인 필승 김준환 대표변호사는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복기해 일관된 진술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작업을 강조했다.


섣부른 사과가 ‘자백’으로…‘절대 해선 안 될 행동’


억울한 마음에 섣불리 상대방과 접촉하거나 사과하는 것은 A씨에게 최악의 수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유한) 한별 이주한 변호사는 “상황을 급히 종결시키기 위한 인정 및 사과 언행은 자칫 추후 법률상 자백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 역시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을 하는 것은 2차 가해가 될 수 있어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 합의를 시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모든 대화가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는 상황. 법무법인 웨이브 이창민 변호사는 “지금부터 상대방과 나누는 카톡 하나하나, 전화 하나하나에 실수가 있을 경우 모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A씨의 사례는 명확한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진술의 신빙성’과 ‘객관적 정황 증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감정적 대응보다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차분하게 증거를 확보하고 일관된 논리를 구축하는 것이 무고함을 밝히는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결국 법의 저울은 ‘기억’이 아닌 ‘기록’을 제시하는 쪽으로 기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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