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받으려는 사람 같나요?" 검사의 제안에 고뇌하는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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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금 받으려는 사람 같나요?" 검사의 제안에 고뇌하는 피해자

2026. 03. 23 12:3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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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소 신호일까" 혼란…전문가들 "피해회복 위한 정당한 권리"

한 성범죄 피해자가 검찰의 '형사 조정' 제안에 합의금을 노리는 사람으로 비칠까 봐 고뇌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성범죄 피해자에게 검찰이 '형사조정'을 제안했다. 그러자 피해자는 "합의금에 혈안된 사람처럼 보일까?",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는 것은 아닐까?"라는 고민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형사조정은 불기소와 무관하며, 피해 회복을 위한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조언한다.


"합의금 받으려 혈안된 사람 같나요?"…피해자의 고뇌


성범죄 피해자 A씨는 최근 검사 사무실로부터 한 통의 연락을 받았다. 가해자와 '형사 조정'을 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내용이었다.


A씨는 순간 머리가 복잡해졌다. 가해자가 아닌 검사가 먼저, 그것도 피해자인 자신에게 조정 의사를 물어온 상황이 낯설고 불편했다.


A씨는 "제가 먼저 형사조정 하겠다고 하면 합의금 받으려고 혈안 된 사람 같지 않나요?"라고 반문하며 "저보고 형사 조정할 의향 물으면서 액수도 생각해서 회신 달라고 했는데, 제가 먼저 합의금 부르면 좀 그래서요. 참 마음이 안 좋네요"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혹시 검찰이 가해자를 불기소 처분할 생각으로 합의를 종용하는 것은 아닌지, 섣불리 합의에 나섰다가 돈만 밝히는 사람으로 비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A씨를 짓눌렀다.


검사의 제안은 '불기소' 신호탄? 전문가들 "전혀 아냐"


전문가들은 A씨의 우려와 달리, 검사의 형사조정 제안이 불기소 처분을 암시하는 신호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성범죄사건의 경우, 피해자와 합의나 조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불기소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라고 밝혔다.


오히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는 "불기소 등 증거불충분 사안이었다면 형사조정 등 진행이 애초에 되지 않습니다. 혐의점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분석했다. 즉, 조정 절차에 회부되었다는 것 자체가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된다는 방증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건영 김재문 변호사 역시 "피해자에 대한 회복이 가능한지 검토하기 위하여 형사 조정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라며, 조정의 본래 취지가 처벌의 포기가 아닌 피해 회복에 있음을 강조했다.


합의금 먼저 말하기 부담스럽다면…'가해자 제안' 듣고 판단해야


A씨의 또 다른 고민은 '합의금 액수를 먼저 제시해야 하는가'였다. 이에 대해 다수의 변호사들은 피해자가 먼저 금액을 말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합의 의사는 있지만, 금액은 아직 결정이 어렵다, 피의자로부터 제시받아 보겠다' 라고 말씀하시면 됩니다"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합의금 액수를 먼저 제안하기 어려우시다면 형사조정 과정에서 가해자 측의 제안을 먼저 듣고 판단하셔도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합의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려는 시도는 범죄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이므로, 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심리적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해당 제안에 대해 "검찰의 형사조정 제안은 결코 피해자의 입장을 경시하거나 합의를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라며 "오히려 피해자의 의사를 우선적으로 확인하여 존중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거부' 역시 피해자의 권리…'엄벌 탄원'도 선택지


만약 피해자가 합의할 의사가 전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법률사무소 수훈의 이진규 변호사는 "형사조정절차를 희망하지 않으실 경우 거부의사를 명확히 밝히셔도 무방한 점 참고 부탁드리며"라고 전했다.


형사조정은 당사자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시작되는 절차이므로,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미 법률사무소의 이희범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상대방과의 합의 대행 부터 엄벌탄원서 제출까지 피해사건을 빠르게 조력드릴 수 있습니다"라며, 합의 대신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피해자의 선택 역시 존중받아야 함을 시사했다.


결국 형사조정의 칼자루는 피해자가 쥐고 있는 셈이다. 합의를 통해 실질적인 피해를 회복할 것인지, 혹은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형사처벌을 구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피해자 본인의 의사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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