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계약연장 요구 → 바뀐 집주인 "실거주할 것"…대법원, '계약갱신 청구권' 판단은?
세입자 계약연장 요구 → 바뀐 집주인 "실거주할 것"…대법원, '계약갱신 청구권' 판단은?
세입자 계약갱신 요구한 뒤, 새 집주인 "실거주할 것" 계약갱신 거절
1심 "집 비워줘라"→2심 "세입자의 계약갱신 거부 못 해"
대법원 "새 집주인, 계약 갱신 기간 이내 '실거주 목적' 거절 문제없다"

세입자가 계약 갱신을 요구한 뒤라도 집을 산 새 주인이 실거주를 원하면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세입자가 임대차 계약 갱신을 요구했다. 하지만 바뀐 집주인은 '실거주 목적'으로 이를 거절했다. 여기서 문제는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당시, 새 집주인이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
이 경우, 바뀐 집주인은 세입자의 계약갱신 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을까. 이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새 집주인 A씨가 세입자 B씨를 상대로 낸 건물 인도 소송에서 A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새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의 계약갱신 청구를 거절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세입자 B씨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문제가 된 아파트를 2년간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이후 B씨는 계약 종료 전인 지난 2020년 10월 16일 집주인에게 계약 갱신을 요구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주택임대차법)상 계약 갱신은 1회에 한해 2년 연장이 가능하고,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이를 요구해야 한다(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하지만 기존 집주인은 "A씨에게 아파트를 팔았고 A씨가 실제 거주해야 하기 때문에 계약을 갱신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이후 소유권 등기를 마친 새 집주인 A씨 역시 "실거주해야 한다"며 B씨에게 아파트를 비워달라고 했다. 하지만 B씨가 이를 거부하면서 법정 싸움이 시작됐다.
주택임대차법은 집주인이나 그 직계 존·비속이 세를 줬던 집에 직접 들어와 사는 경우,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제6조의3 제1항 제8호). 그런데 이미 계약갱신을 요구한 상황에서 집주인이 바뀐 경우, 이 권리를 인정해야 하는지를 두고 그동안 판단이 엇갈렸다. 이번 A씨와 B씨의 경우도 그랬다.
1심은 새 집주인 A씨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이 판단을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세입자 B씨가 임대차 계약갱신을 요구할 당시, A씨는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지 않아 임대인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봤다. 또한, B씨가 계약 갱신을 요구할 당시 집주인(이전 집주인)의 경우 아파트를 팔아 실거주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실거주'를 이유로 B씨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지난 1일 대법원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사람이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갱신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 내라면 이를 거절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에 따른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임대인은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기간에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임차인의 갱신요구권 행사 후라도, 임대차 계약 갱신을 거절할 사유가 발생했다면 임대인은 이 기간 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임대인이 실거주할 목적이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한 주택임대차법에서의 '임대인'을 세입자가 갱신을 요구할 당시의 임대인으로만 제한해 해석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새 집주인 A씨가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이에 대법원은 "세입자의 계약갱신 청구를 거절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2심)을 깨고, 이 사안을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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