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배신에 보낸 '복수의 사진' 한 장…돌아온 건 압수수색 영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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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배신에 보낸 '복수의 사진' 한 장…돌아온 건 압수수색 영장이었다

2025. 09. 09 15:2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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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입건된 남성…법조계 “촬영보다 유포가 더 중죄, 피해자 합의가 관건”

여자 친구의 불륜 증거 사진을 그의 친언니에게 전송한 A씨가 경찰의 자택 압수수색을 받고 있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연인의 배신에 보낸 '복수의 사진' 한 장…돌아온 건 압수수색 영장이었다


여자친구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30대 남성 A씨가 불륜 증거 사진을 여자친구의 친언니에게 전송했다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를 증거물로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A씨는 "연인의 배신에 격분해 저지른 일인데, 제게 돌아온 건 '성범죄자'라는 꼬리표와 압수수색 영장이었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순간의 분노, 성범죄자를 만들다

모든 사건은 여자친구의 휴대전화에서 시작됐다. A씨는 여자친구가 직장 상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성관계 장면까지 촬영한 사진을 발견하고 이성을 잃었다.


배신감에 휩싸인 그는 여자친구의 휴대전화 화면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이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여자친구의 친언니에게 전송했다.


하지만 '정의 구현'을 위한 행동이라는 A씨의 생각은 곧 산산조각 났다. 며칠 뒤, 이른 아침부터 A씨의 집을 찾아온 경찰 수사관들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및 반포)' 혐의가 적시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다. 한순간의 감정적 대응이 그를 한순간에 성범죄 피의자로 만든 것이다.


법무법인 해광의 손철 변호사는 "경찰이 압수수색과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까지 진행하는 것은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재촬영'은 무죄 주장 가능…진짜 문제는 '반포'였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행위가 크게 두 가지 혐의를 받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동의 없이 성적인 사진을 촬영한 행위(카메라등이용촬영죄)와 이를 제3자에게 보낸 행위(반포죄)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모두로 법률사무소의 한대섭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람의 신체를 직접 찍은 것이 아니라 이미지가 담긴 화면을 다시 촬영하는 '재촬영' 행위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반포(널리 퍼뜨림)'였다. 촬영 혐의를 벗더라도, 불법 촬영물을 제3자인 친언니에게 보낸 행위는 그 자체로 무거운 범죄다. 성폭력처벌법상 불법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중형에 처해질 수 있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법원은 촬영 자체보다 유포 행위가 피해자의 인격권을 더 중대하게 침해한다고 본다"며 "'불륜을 알리려 했다'는 동기는 양형에 거의 참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형이냐 집행유예냐…'피해자와의 합의'에 달렸다


현재 A씨의 휴대전화는 경찰에서 디지털 증거 분석(포렌식) 절차를 밟고 있다. 포렌식 결과는 A씨의 기소 여부와 처벌 수위를 결정할 핵심 증거가 될 전망이다.


법조계는 초범이라 할지라도 피해자와의 합의가 없다면 실형 선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결국 A씨의 운명을 가를 열쇠는 '피해자와의 합의'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감경 요소"라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다면, 초범인 점을 감안해 벌금형이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합의에 실패하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순간의 분노가 불러온 성범죄자라는 낙인 앞에서, 그의 미래는 이제 법의 저울과 피해자의 용서에 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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