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피해자에 인사 불이익·퇴사 강요한 대표…2심서 감형된 이유
성희롱 피해자에 인사 불이익·퇴사 강요한 대표…2심서 감형된 이유
초기 대응·형사공탁 참작해 벌금형 감형
법원 "2차 피해 방지 취지" 명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신고한 직원에게 부당한 인사평가를 실시하고 사직을 종용하며 폭언을 가한 기업 대표와 소속 법인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받았다.
1심 재판부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회사의 초기 대응과 대표의 형사 공탁 등을 감형 사유로 참작했다.
성희롱 신고하자 3년 만에 '기습' 인사평가…최하점 부여
2020년 8월 비데 제조 및 판매업체인 B사에 입사한 C씨는 같은 해 11월 회사 임원으로부터 약 1시간 50분에 걸쳐 강제추행을 당했다.
C씨는 2021년 3월 회사 인사담당자와 대표 A씨에게 피해 사실을 직접 신고했다.
하지만 A씨는 2018년 이후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던 인사평가를 2021년 7월에 기습적으로 공지했다.
C씨는 성희롱 신고 후 약 2개월간의 유급휴가를 다녀와 업무 수행에 제약이 있었음에도, 같은 부서 동료와 A씨가 진행한 인사평가에서 전 직원 중 최하위 점수인 71점(C등급)을 받았다.
"우리 회사가 호구냐" 사직 종용에 폭언까지
B사는 이 부당한 평가 결과를 근거로 C씨에게 "실적이 없다"며 퇴직을 권고했다.
특히 A씨는 2021년 8월 C씨를 대표실로 불러 "그만두라고 했으면 나가야지", "우리 회사가 호구로 보이냐", "너 가해자 임원 소송까지 월급받아 처먹으려고" 등의 폭언을 쏟아내며 사직을 강권했다.
심지어 A씨는 인사담당자에게 C씨를 가해자 임원이 근무하는 층으로 내려보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지속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한 C씨는 결국 권고사직서를 작성하고 회사를 떠났다.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 피해 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및 사회봉사 200시간을, B사에는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 집행유예 ➔ 2심 벌금 1500만 원 '감형'
하지만 피고인들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2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8-2형사부는 피고인들에게 각각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하며 원심을 파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인지한 초기에 나름의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보았다.
재판부는 "가해자에 대하여 출근정지를 명하고, 피해 근로자에게 장기간 유급·무급 휴가를 부여했으며, 휴가에서 복귀한 뒤 가해자와 마주치지 않도록 분리 조치를 하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A씨의 폭언에 대해 "언쟁하는 과정에서 다소 우발적, 충동적으로 저지른 것"이라며, 불리한 처우를 하겠다는 확정적 고의를 가지고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당심에 이르러 A씨가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피해자를 위해 5000만 원을 형사 공탁한 점도 감형의 이유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