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후 눈 떠보니 상사 집…직장 상사 성범죄 입증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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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후 눈 떠보니 상사 집…직장 상사 성범죄 입증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2025. 10. 05 09:22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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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진술이 핵심 증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입사 열흘 만에 회식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던 신입사원이 1년 만에 직장 상사를 '준강간'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피해자는 "눈을 떠보니 상사의 집이었다"며 고통을 호소했지만, 시간과 증거의 벽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


"기억이 끊겼다"…공포로 남은 입사 열흘째 밤

사건은 신입사원 A씨가 직장에 입사한 지 약 열흘이 지난 2023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회사 접대 자리에 동석해 과음한 A씨는 회사 차로 복귀하던 중, 이사가 “술을 더 하자”며 자신의 집 근처 술집으로 A씨를 이끌었다. 그곳에서 다시 술을 마신 뒤 A씨는 필름이 끊겼다.


정신을 차렸을 때 A씨는 이사의 집에 누워 있었다. 너무 놀라 급히 옷을 챙겨 빠져나온 A씨에게 이사는 ‘왜 벌써 집에 갔어?’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그날 이후에도 공포는 계속됐다. 이사는 여러 번 술자리에 A씨를 불렀고, 단둘이 남게 되면 “술을 더 하자”며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 A씨는 그때마다 필사적으로 도망쳤고, 결국 회사 술자리를 의도적으로 피하기 시작했다. 동료들조차 A씨가 술자리를 회피하는 것을 인지할 정도였다.


1년의 침묵…시간과 증거라는 두 개의 벽

A씨는 "입사 초기였고, 경력에 치명적일까 두려워 신고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사건 발생 후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는 점, 그리고 사건 당시의 CCTV나 문자 메시지 같은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은 A씨를 불안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다.


A씨는 "시간이 지나도 이사의 얼굴을 볼 때마다 큰 고통과 분노가 쌓인다"며 이제라도 법적, 사회적 대응에 나설 수 있는지 호소했다. 현재 A씨는 심리 치료를 시작하는 동시에, 다른 직원 중에도 유사한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함께 대응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진술이 핵심 증거"…법의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조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률사무소 제일로 배경민 변호사는 "성범죄 공소시효는 10년으로 매우 길다"며 "신고를 결심하기까지의 힘든 과정은 피해자로서 당연한 시간이었음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범죄 사건 특성상 피해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이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증거로 작용한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무고할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피해 사실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한다면 진술의 신빙성만으로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는 A씨의 상황이 형법상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대현 변호사는 "반복된 신체 접촉 시도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며 "사라진 문자 메시지는 통신사 기록 조회를 통해 복구를 시도하고, ▲사건 이후 술자리를 회피했다는 동료들의 증언 ▲정신과 진료 기록 및 진단서 ▲술자리 동석자, 이동 경로, 결제 기록 등은 모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간접 증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혼자가 아닐 때, 진실은 더욱 강해진다

A씨가 제기한 다른 피해자의 존재 가능성 역시 사건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는 "다른 여성 직원이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면 함께 진술하거나 증언을 모아 이사의 상습성과 조직적 은폐를 입증할 수 있어 매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피해자의 진술이 모일 경우, 각 사건의 신빙성을 크게 높여 가해자에게 더 무거운 책임을 묻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한일 성학녕 변호사는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도움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형사 고소와 별개로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성희롱으로 신고하는 방안도 병행할 수 있다.


성학녕 변호사는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다면 여성긴급전화 1366, 해바라기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법률, 의료, 심리 지원을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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