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일찍 버렸다고 200만원?' 알바생 울린 사장, 되레 '협박죄'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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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 일찍 버렸다고 200만원?' 알바생 울린 사장, 되레 '협박죄' 될 수도

2025. 10. 17 09:4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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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사전 허락 있었다면 횡령·절도죄 성립 어려워... 과도한 합의금 요구는 역고소 빌미'

편의점 사장은 폐기 음식을 30분 일찍 처리한 알바생 A씨에게 경찰 신고를 빌미로 200만원 합의금을 요구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유통기한 지난 폐기 음식을 30분 먼저 처리한 스무살 알바생에게 사장이 경찰 신고를 무기로 200만원 합의금을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갓 스무 살이 된 A씨에게 편의점 아르바이트 마지막 출근 날은 악몽으로 기억됐다. 두 달간 주말 저녁을 지켜온 편의점에서 사장은 A씨를 향해 "경찰에 사건을 접수하겠다"는 차가운 말을 던졌다.


사장이 문제 삼은 것은 A씨가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 식품을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처리하고 일부를 친구에게 나눠준 행위였다. 사장이 내건 합의 조건은 200만원. A씨는 "너무 무섭고 어떻게 해결할 지 모르겠다"며 법률 상담의 문을 두드렸다.



"폐기 먹어도 돼" 허락해놓고... 돌변한 사장의 200만원 청구서


A씨는 지난 8월 초부터 두 달간 주말 저녁 6시부터 밤 12시까지 편의점에서 일했다. 근무를 시작하며 사장으로부터 "폐기물은 먹어도 되고, 필요한 건 가져가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 편의점의 공식적인 폐기 처리 시간은 밤 9시 30분과 11시, 두 차례였다. 하지만 A씨는 몇 차례 이 시간보다 30분가량 일찍 폐기 바코드를 찍었고, 한 번은 저녁 7시에 처리한 적도 있었다. 찾아온 친구들에게 남은 폐기 음식을 나눠준 적도 몇 번 있었다.


평소 아무런 지적이 없던 사장은 A씨의 마지막 근무일에 돌변했다. 그는 "당신이 폐기물을 일찍 처리한 증거들을 모두 갖고 있다"며 경찰 신고를 언급했다. 겁에 질린 A씨가 "피해 입으신 금액을 보상해 드리겠다"고 하자, 사장은 곧바로 합의금 200만원을 요구했다. A씨에게는 너무나 큰 금액이었다.


법조계 "업무상 횡령? 가능성 낮아... 합의금 200만원은 과도


이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사장의 합의금 요구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사장이 A씨의 행동을 문제 삼을 경우, 법적으로는 업무상 횡령(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차지하는 죄)이나 절도(타인의 재물을 훔치는 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점주 소유의 '폐기 예정 음식'을 허락 없이 처분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임무를 위배해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는 업무상 배임 혐의도 거론될 수 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세 혐의 모두 성립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한 변호사는 "사장이 '먹어도 된다, 가져가도 된다'고 말한 점 때문에 절도죄 성립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심규덕 변호사(법무법인 심) 역시 "사장님의 사전 허락이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형사처벌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폐기 예정인 물품의 재산상 가치가 거의 없어 실제 피해액을 입증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200만원이라는 합의금 액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 최광희 변호사(로티피 법률사무소)는 "합의금 200이라니, 알바를 날로 먹겠다는 심보"라고 꼬집었다. 사장의 요구가 사회 통념을 벗어난 수준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진규 변호사(법률사무소 수훈)도 "사건화되더라도 소액의 벌금형 처분이 내려질 수 있으나 해당 합의금은 과도해 보인다"고 밝혔다.


겁먹은 스무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피해액 산정이 우선"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절대 사장의 요구에 덜컥 응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우선 사장과 대화하며 실제 발생한 피해액이 얼마인지 확인하고, 만약 손해가 있다면 그에 맞는 합리적인 금액으로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핵심은 사장의 '사전 허락'이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게 되더라도 사장이 폐기물 처리를 허락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 만약 사장이 과도한 합의금을 고집하며 경찰 신고를 무기 삼아 압박한다면, 이는 오히려 사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행위가 형법상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진채 변호사(법률사무소 가호)는 "똑같은 사건을 변호한 경험이 있다"며 "업무상 횡령 혐의가 문제 될 수 있어 고소가 이뤄진다면 처음부터 제대로 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초년생의 작은 실수를 빌미로 한 과도한 합의금 요구는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A씨의 사례는 법적 지식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의 불안감을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일부 '악덕 점주'의 민낯을 보여준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처럼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 때 감정적으로 끌려가기보다, 우선 '사장님의 사전 허락이 있었다'는 핵심 사실을 바탕으로 실제 피해액을 따져보는 냉정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당한 요구에는 단호히 거부하고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구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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