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다"며 돌아온 남자친구 때문에 20년 다닌 회사에서 쫓겨날 '위기'
"이혼했다"며 돌아온 남자친구 때문에 20년 다닌 회사에서 쫓겨날 '위기'
남자친구 거짓말에 속아서 만났는데⋯회사에 '불륜 사실' 알려져
"이미지를 떨어뜨렸다"며 퇴사 요구하는 회사⋯변호사가 조언하는 대처 방법

"이혼했다"는 말을 믿고 다시 만나기 시작한 남자친구 때문에 해고당할 위기에 처한 A씨.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20년간 자부심 하나로 다녔던 직장. A씨는 요즘 그 직장으로부터 퇴사를 요구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해 전 남자친구 B씨의 연락으로부터 시작됐다. 둘은 10년 전 뜨거운 사랑을 했지만 결국 헤어져야만 했다. 그는 이후 결혼도 했지만 이혼하고 사업에도 실패해 힘들다고 했다. 측은한 마음에 그와 만나기 시작했고, 다시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그러던 중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누군데 남의 남편에게 연락하느냐"며 통화 속 여자는 불같이 화를 냈다. A씨는 이혼한 전 아내가 질투하는 것쯤으로 여기고 넘어갔다.
얼마 후 또 전화를 걸어온 여자는 "두 사람이 어떤 사이냐"고 다그쳤다. A씨는 "사귀는 사이"라고 당당하게 말했지만, 뭔가 찜찜했다. 그래서 A씨는 남자친구에게 "이혼한 게 확실한 것이냐"고 다시 확인했다. 그는 "이혼했다"고 주저 없이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을 믿은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이혼한 것이 아니었다. 모두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이를 모르는 B씨의 아내는 잔뜩 화가 나 A씨가 다니는 회사에 불륜 사실을 알렸다. 또한, 3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이 일로 "회사 이미지를 실추(失墜)시켰다"며 퇴사를 강요당하고 있는 A씨. "나도 피해자인데, 이렇게 억울하게 그만둘 수는 없다"며 변호사를 찾았다.
변호사들은 '회사의 이미지'를 이유로 A씨에게 퇴사를 요구하는 것은 법적으로 부당하다고 말한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A씨가 '이혼남'이라고 거짓말한 남자와 만난 것이 회사의 신용이나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회사의 퇴사 요구는 법적으로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도 "회사 취업규칙 등을 살펴볼 필요는 있지만, 이혼했다는 말을 믿고 만난 관계인데 이런 사유로 해고한다는 것은 부당해고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A씨가 거짓말한 남자친구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부터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가라고 조언한다.
송 변호사는 "간통법 폐지로 불륜 등이 법적으로 더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숨긴 남성을 상대로 위자료청구 소송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소송에서 승소한 후 판결문을 증거로 회사의 징계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A씨가 남자와의 대화나 전화 통화 등을 녹취해 '그가 유부남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점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뒤, 이를 근거로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변호사는 또 "회사 측에서 A씨를 퇴사시키기 위해 어떤 조사 등을 진행한다면 '그가 유부남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라"며 "그런데도 퇴사 등의 인사 조처가 내려지면 그에 대한 소청 심사, 부당노동 행위신고 등 법적 조치를 취하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B씨의 아내가 청구한 위자료 소송은 어떨까.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A씨가 B씨가 이혼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A씨에게는 잘못이 없다"며 "이러한 상황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잘못을 묻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도 "소장을 받은 이상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대응해야 한다"며 "이혼한 것으로 알고 만난 경우 위자료 지급책임이 없으니,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청구기각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