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여성의 '1초 포옹', 성추행과 실수의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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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여성의 '1초 포옹', 성추행과 실수의 경계선

2026. 05. 19 17:2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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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속 명백한 비틀거림, '추행의 고의' 부인할 수 있나

만취 상태로 남성 역무원을 껴안은 여성이 강제추행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 AI 생성 이미지

신분당선 지하철역에서 만취 상태로 남성 역무원을 껴안은 여성이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CCTV에 담긴 1초의 접촉과 명백한 만취 정황을 두고, 법조계는 성범죄의 핵심 요건인 '추행의 고의'가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분석한다.


"성적 의도 없었다"…만취 여성의 억울함 호소


지난달 저녁 시간, 신분당선 지하철역에서 한 여성이 강제추행 혐의로 신고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만취 상태로 주저앉아 잠이 든 자신을 깨워 주던 남성 역무원을 껴안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경찰 조사를 앞둔 여성은 "토할 것 같아서 지하철 앞에서 주저앉아 잠이 든 것, 역무원이 깨워서 일어난 것까지는 파편적으로 기억이 납니다"라고 털어놓으며, 당시 상황이 온전치 않음을 호소했다.


그는 "신체 접촉은 있었으나, 성적인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행한 '추행의 고의'는 전혀 없었습니다"라며, 극심한 주취로 인한 불가항력적 사고였음을 주장했다.


CCTV 속 '1초', 추행 고의 뒤집을 결정적 증거 되나


사건의 진실을 가릴 열쇠는 CCTV 영상에 있다. 여성이 직접 확인한 영상에는 만취로 인해 중심을 잡지 못하고 3~4회 심하게 휘청거리는 모습, 역무원의 안내를 받다가 중심을 잃으며 접촉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역무원이 몸을 뒤로 빼며 거부 의사를 보이자 약 1초 만에 몸을 떼는 장면이 포착됐다.


법조 전문가들은 이 '1초'가 고의성을 뒤집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분석한다. 법무법인 한강 파트너스의 장우진 변호사는 "CCTV에 만취로 인한 심각한 휘청거림이 3~4회 명확히 포착된 점, 거부 반응 인지 후 1초 내에 즉시 분리된 점은 고의성을 부정하는 강력한 근거입니다"라며 불송치(혐의없음)를 목표로 다툴 만한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기습추행은 대법원 판례상 행위 자체를 추행으로 보나, 본 사안은 성적 목적이 아닌 중심을 잃은 신체적 불가항력에 의한 접촉임을 객관적 정황으로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라고 설명하며, 일반적인 기습추행과는 법리적으로 구별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수했다는 말은 금물"…경찰 조사 '필승' 진술 가이드


법조계는 첫 경찰 조사가 사건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라며 신중한 진술을 한목소리로 당부했다. 수사관의 유도 심문에 말려 의도치 않게 혐의를 인정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한강의 고용준 변호사는 "특히 '술김에 실수했다'는 표현은 추행 고의를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위험이 있습니다"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진술해야 할까?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대표변호사는 "'추행 목적이 아니라 만취해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과정에서 본능적으로 지지대를 잡으려다 접촉한 것뿐이다'라고 일관되게 진술하십시오"라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다수의 변호인들은 기억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혼자 조사를 받기보다, 조사 전 변호인과 함께 CCTV를 분석하고 조사에 동행하여 진술을 보호받는 것이 억울한 전과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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