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지막 배려가 '1억 퇴직금' 폭탄으로…가게도 뺏기고 고소까지
아버지의 마지막 배려가 '1억 퇴직금' 폭탄으로…가게도 뺏기고 고소까지
'사업 인계' 약속 믿었건만…아버지 장례 끝나자 돌변한 직원들의 배신

가게를 물려주려던 아버지가 사망하자 직원들이 돌변해 가게를 무단 점거하고 1억 원의 퇴직금을 요구하며 유족을 고소했다. / AI 생성 이미지
아버지가 평생 일군 가게를 물려주려던 직원들이 아버지 사후 돌변해 가게를 무단 점거하고 1억 원의 퇴직금까지 요구하며 유족을 고소했다.
고인의 마지막 선의였던 '사업 인계' 약속이 유족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와 혹독한 법적 분쟁의 족쇄가 되어 돌아왔다.
"니들이 뭔데" 아버지 온기 식기도 전에 돌변한 직원들
평생 현수막 가게를 운영해 온 아버지는 10년, 8년을 함께한 두 직원을 가족처럼 아꼈다. 지병이 깊어지자, 그는 가게를 직원들에게 물려주기로 결심했다.
2025년 12월 3일, 아버지는 10년 근속 직원에게 보증금 1000만 원을 넘기며 임대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에는 '사업인계'라는 네 글자를 특약으로 명시했다. 아버지의 마지막 배려이자 믿음의 표시였다.
그러나 불과 20여 일 뒤인 12월 21일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모든 것이 악몽으로 변했다. 유족이 사업장 정리를 위해 가게를 찾자, 직원들은 "니들이 뭔데 가게를 준다 만다 하냐?"며 하루아침에 얼굴을 바꿨다.
그들은 가게와 자동차 열쇠를 넘겨주지 않은 채 "가게에 들어오면 불법 침입이라고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유족은 "쫓겨나듯 가게를 나가고 지금까지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있네요"라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가게, 보증금에 퇴직금 1억까지…'배신의 청구서'
직원들의 요구는 상상을 초월했다. 가게와 내부 기계, 물건, 아버지가 넘겨준 보증금 1000만 원은 물론, 퇴직금으로 1억 원까지 모두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족이 "가게를 가지시든지 퇴직금을 받으시든지"라며 합의를 시도했지만, 그들은 모든 것을 갖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직원들은 유족을 상대로 '퇴직금을 주지 않았다'며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직원들이 주장하는 1억 원이라는 액수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직원들이 요구하는 1억원의 퇴직금이 법정 기준에 맞게 산정된 것인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합니다"라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실제 지급받은 월급과 근속연수 10년, 8년을 바탕으로 평균임금을 산출하여 정확한 퇴직금을 계산하는 것이 우선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급여에 따라 퇴직금 액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원의 동아줄 '사업인계' 특약, 법적 효력은?
절망에 빠진 유족에게 마지막 희망의 빛은 아버지가 남긴 '사업인계' 특약이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이 문구가 사건의 향방을 가를 핵심 증거라고 입을 모은다. 이 계약이 단순 임대차가 아닌 '영업양도'로 인정될 경우, 법적 해석은 유족에게 유리하게 바뀔 수 있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는 "아버님께서 생전에 보증금을 넘기며 계약서에 '사업인계'를 명시하신 것은 단순 임대차가 아니라 영업양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직원이 사업주의 지위를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상속인에게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직원이 '사장'의 지위를 넘겨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기존 근로관계에 따른 퇴직금을 유족에게 또다시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다.
"가게 점거는 명백한 불법"…형사고소·손해배상으로 맞서야
설령 퇴직금 일부를 지급할 의무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직원들이 가게를 무단으로 점거한 행위는 법적으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대섭 변호사는 "퇴직금 채권이 있다고 해서 타인의 소유인 사업장을 무단으로 점거할 권리는 생기지 않습니다"라며 "이는 형법 314조의 업무방해죄 및 형법 319조의 건조물침입죄에 해당할 소지가 큽니다"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변호사들은 퇴직금 고소에 방어적으로 대응하면서, 동시에 직원들의 불법 점거 행위에 대해 적극적인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현재 직원들이 출입을 막고 자산을 반환하지 않는 행위는 정당한 권리 행사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될 소지가 다분하며, 향후 이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 채권이나 부당이득 반환 채권 등을 통해 상대방의 퇴직금 청구액을 상계하는 방어 전략을 고려해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마지막 선의가 법정 다툼으로 얼룩진 가운데, 유족이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한 험난한 싸움이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