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과 여행 갔을 뿐인데 '스폰녀' 낙인…인스타 악플, 처벌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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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과 여행 갔을 뿐인데 '스폰녀' 낙인…인스타 악플, 처벌할 수 있나요?

2026. 01. 15 13:0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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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허위 댓글에 고통받는 20대 여성…변호사들 '명예훼손 고소 가능, 그러나 해외 서버 협조가 관건'

남자친구와 올린 여행 사진에 '스폰녀'라는 악플이 달렸으나 법적 처벌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AI 생성 이미지

남자친구와 여행 사진에 달린 '스폰녀' 악플, 법적 처벌은 가능하지만 인스타그램의 비협조가 발목을 잡는 현실을 짚어본다.


20대 여성 A씨가 남자친구와 일본 여행을 다녀온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기념사진을 올렸다. 문제는 한 '부계정(익명으로 활동하기 위해 만든 추가 계정)'이 나타나면서 시작됐다.


이 계정은 A씨의 사진에 "스폰받는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을 담은 댓글을 남겼다. A씨는 해당 댓글이 자신을 경제적 대가를 받고 교제하는 여성으로 매도하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부계정 뒤에 숨은 가해자의 손가락은 과연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까.


'스폰' 댓글, 3가지 요건 충족하면 '유죄'…처벌의 첫 단추


변호사들은 A씨의 사연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성립 요건을 충족한다고 입을 모았다. 법이 요구하는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는 공간에 글을 남겼는가(공연성). 둘째, 누구에 대한 이야기인지 알 수 있는가(특정성). 셋째, 내용이 구체적인 사실(허위사실 포함)을 담고 있는가(사실 적시)이다.


A씨의 계정이 전체 공개였고 수백 명의 팔로워가 문제의 댓글을 본 순간, 첫 번째 조건인 '공연성'은 이미 충족된 셈이다. 또한 사진과 계정 아이디를 통해 댓글이 A씨를 지목한다는 점을 누구나 알 수 있으므로 '특정성'도 성립한다. '스폰받는다'는 내용은 A씨의 사회적 평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므로, 법적 처벌의 첫 단추는 모두 꿰어진 셈이다.


범인은 특정 가능, 그러나…'국경' 앞에 멈춰서는 경찰 수사


가장 큰 궁금증은 '과연 잡을 수 있는가'이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부계정을 통한 악의적인 댓글이라도, 수사기관은 인스타그램 본사에 해당 계정의 IP주소와 계정 생성 정보 등을 요청하여 작성자를 특정할 수 있다"며 원론적인 가능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법무법인 세영의 김차 변호사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해외 서버를 사용하는 플랫폼의 경우, 단순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수사 협조가 잘 안 되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과 달리 미국에 본사를 둔 인스타그램은 국내 수사기관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가 없다. 살인이나 테러 등 국제적으로 공조하는 중대 범죄가 아니면 협조를 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A씨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증거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댓글을 삭제하지 말고 증거로 보존한 후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고소 시에는 해당 댓글의 스크린샷과 함께 게시 일시, URL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하여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해야 하므로,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결국 A씨의 싸움은 법리가 아닌 기술과 정책의 문제로 귀결된다. 법의 칼날은 날카롭지만, 국경을 넘지 못하는 현실의 벽 앞에서 무뎌지고 있다.


법적으로 명백한 범죄가 해외 서버라는 방패 뒤에 숨어버리는 이 역설은, 디지털 시대의 정의가 어떻게 기술적 한계와 국제 공조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우리 사회에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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