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 낙인' 3년이면 사라진다…아청법 위반도 예외 없는 '지우개 조항'
'소년범 낙인' 3년이면 사라진다…아청법 위반도 예외 없는 '지우개 조항'
만 18세 아청법 기소유예, 5년 아닌 3년 후 기록 삭제…법조계 "소년법 특례가 우선"

만 19세 미만 소년이 성범죄로 기소유예를 받아도 3년 뒤 범죄 기록이 삭제된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만 19세 전 저지른 성범죄로 기소유예를 받았다면, 범죄 기록은 3년 뒤 삭제된다는 법조계 분석이 나왔다.
2022년 12월, A씨는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서 '성범죄 교육 이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이다.
처분 당시 그는 생일이 채 지나지 않은 만 18세, 법적으로 '소년'이었다. '이 기록이 평생 내 발목을 잡으면 어떡하지?'
눈앞이 캄캄해지는 순간, 한 줄기 희망이 보였다. 소년범은 3년이면 기록이 지워진다는 특례 조항이었다. 하지만 '성범죄'라는 무거운 꼬리표와 '교육 이수'라는 조건이 마음에 걸렸다. 과연 A씨의 기록은 3년 뒤 정말 사라질 수 있을까.
"성범죄 교육이 발목 잡나"…소년범의 '기록 삭제', 3년과 5년의 갈림길
A씨의 고민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일명 범죄기록 말소법)'의 두 조항이 충돌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기록은 범죄의 경중에 따라 5년에서 10년간 보존된다. A씨의 아청법 위반 혐의는 중한 범죄에 속해, 이 원칙대로라면 수사기록이 2027년 혹은 2032년까지 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같은 법에는 소년을 위한 특별한 예외 조항이 있다. 처분을 받을 당시 만 19세 미만 '소년'이었다면, 범죄 종류와 무관하게 기소유예 기록은 단 3년 만에 삭제된다는 것이다. A씨는 만 18세에 처분을 받았으니 이 특례의 적용 대상이다.
문제는 검사가 일반적인 '선도조건부'가 아닌 '성범죄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점. 이 특별한 조건이 소년법 특례 적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법조계 "조건 아닌 '소년' 신분이 핵심…3년 삭제가 원칙"
이 복잡한 문제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3년 후 삭제'가 맞다고 분석했다. 조건의 내용과 상관없이 '기소유예'라는 처분의 법적 성격과 처분 당시 '소년'이었다는 신분 자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소유예란, 검사가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고 한 번 기회를 주는 처분을 말한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소년범의 기소유예 처분은 처분일로부터 3년 뒤 삭제된다"며 "선도조건부 기소유예나 성범죄 교육 이수 조건부 기소유예나 동일한 '기소유예'이므로 소년일 경우 3년 뒤에 삭제된다"고 명확히 설명했다. 조건의 이름이 다르다고 해서 법적 효과까지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윤관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이) 역시 "기소유예 자체는 유죄 판결이 아닌 불기소 처분의 일종이므로 소년법상의 혜택을 동일하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김연주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는 "성범죄 관련 교육 이수였다는 점에서 법원 및 검찰이 이를 달리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신중론을 펴기도 했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소년법 특례 적용에 무게를 뒀다.
소년의 재기 돕는 '마법의 지우개'…법이 숨겨둔 특례 조항의 정체
전문가들이 이런 결론을 내린 근거는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3항이다. 이 조항은 처분 당시 소년법상 '소년'에 해당하는 이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면, 범죄의 종류나 법정형과 관계없이 '처분일부터 3년'이 지나면 경찰과 검찰에 남는 수사 기록(수사경력자료)을 삭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는 한순간의 실수로 낙인찍힐 수 있는 소년의 재기를 돕기 위한 입법적 배려다. 대법원 판례 역시 "인격 형성 과정에 있는 소년이 과거의 잘못으로 장래를 그르치지 않도록 재기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년 보호의 취지를 강조한 바 있다.
성범죄 교육 이수 조건 역시 소년의 재범 방지와 교화를 위한 장치일 뿐, 소년에게 더 무거운 책임을 지우기 위한 목적이 아니므로 특례 적용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A씨의 아청법 위반 수사기록은 처분일로부터 3년이 지난 2025년 12월 이후 삭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기록 삭제 시점이 되면, 막연히 기다리기보다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경찰청 민원포털에 접속해 '수사경력자료 본인 확인'을 신청하거나,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을 방문하면 즉시 삭제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무료이며, 본인 인증만 거치면 간단히 처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