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안정시키다 되레 아동학대범…특수교사의 눈물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학생 안정시키다 되레 아동학대범…특수교사의 눈물

2026. 07. 02 09:4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교장은 '머리채'만 보고 신고, 동료는 험담…법조계 "교장 공문이 방패"

초등학교 특수교육실무사가 학생을 안정시키려다 아동학대범으로 몰렸다. / AI 생성 이미지

초등학교 특수교육실무사가 학생을 안정시키려다 되레 아동학대범으로 몰려 경찰 수사를 받는 억울한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의 욕설과 폭행으로 넘어져 '블랙아웃'까지 겪었지만, 마지막 장면만 목격한 교장이 전후 사정을 무시하고 신고한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오히려 교장이 작성한 공문과 실무사가 받은 상해진단서가 혐의를 벗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ㅅㅂ새끼" 욕설 퍼붓고 밀쳐…정신 차리니 내가 '가해자'


특수교육실무사 A씨의 하루는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음악 수업 중 체구가 큰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이 다가와 시비를 걸었다.


A씨가 학생을 달랬지만, 돌아온 것은 "ㅅㅂ새끼"라는 거친 욕설이었다. 소란이 커지자 A씨는 학생을 진정시키기 위해 교실 뒤편으로 이동시키려 했다.


그 순간, 학생이 A씨를 강하게 밀쳤다. 극심한 충격에 중심을 잃고 넘어진 A씨는 낙하 과정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블랙아웃(기억 상실)'에 빠졌다. 정신을 차렸을 땐 학생과 뒤엉켜 있었고, 학생은 A씨의 얼굴을 쥐어뜯고 있었다.


A씨는 본능적으로 학생의 머리채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드럼 소리에 앞선 상황을 보지 못한 교장과 교사들은 이 마지막 장면만 목격했다. 교장은 A씨를 아동학대범으로 몰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일부 교사들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며 A씨에게 2차 가해를 가했다.


A씨는 이 사건으로 허리와 어깨에 통증을 느껴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역설적이게도 '교장의 공문'이 방패가 된 이유


A씨를 구원할 실마리는 아이러니하게도 A씨를 고발한 교장의 수사의뢰서에서 발견됐다. 교장이 작성한 공문에는 학생이 먼저 욕설을 한 사실과 '안정시키던 중 몸싸움'이 있었다는 표현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학대 '고의성'을 다투는 재판에서 A씨에게 매우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법무법인 약속의 조범수 변호사는 "교장의 수사의뢰서에 학생의 욕설과 학생을 안정시키던 과정이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면, 아동학대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주장하는 데 유리한 사정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 역시 "교장의 수사의뢰서에 학생의 선제 욕설과 '몸싸움' 표현이 기재된 점은 매우 유리한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즉, A씨 행위의 목적이 '학대'가 아닌 '지도'였음을 고발인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CCTV 없는 싸움, '상해진단서'와 '기억상실'로 맞선다


CCTV가 없는 상황에서 목격자들은 가장 자극적인 '머리채를 잡은 장면'만 기억한다. 이 불리한 구도를 뒤집을 수 있는 것은 바로 '객관적 증거'다.


법조계에서는 A씨가 겪은 '블랙아웃'과 '상해'가 오히려 A씨가 피해자임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라고 말한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정신과 소견서를 통해 충격에 의한 기억 부전임을 뒷받침한다면, 기억의 공백 자체가 폭력을 당한 피해자의 정황을 방증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충격으로 인한 기억 상실이 거짓 진술의 근거가 아니라, 실제 폭행 피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목격자들이 본 것은 '머리채를 잡고 있던 결과 상태'이지, 그에 이르게 된 과정, 즉 ① 학생이 먼저 A씨를 강력히 밀쳤고, ② A씨가 중심을 잃고 낙하하였으며, ③ A씨가 정신을 차렸을 때 학생이 A씨의 얼굴을 쥐어뜯고 있었다는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지적하며, 목격자 진술의 한계를 명확히 했다.


결국, 상해진단서와 정신과 소견서는 학생의 선제 폭행을 재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


'무고죄' 맞고소 가능할까?…전문가들 "신중해야"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린 A씨가 교장과 동료 교사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다수 변호사들은 교장에 대한 '무고죄' 고소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장은 아동학대 신고 의무를 지닌다는 특수성 때문이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교장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현재 단계에서 무고죄가 인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퍼뜨리며 2차 가해를 한 동료 교사들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소문을 퍼뜨리는 교사들에게는 내용증명 발송을 통해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 제동을 걸고, 2차 가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맞대응보다는 아동학대 혐의를 벗는 데 집중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