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아내의 '분양권' 요구…친아들 증여는 '신의 한 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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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아내의 '분양권' 요구…친아들 증여는 '신의 한 수'일까

2026. 03. 20 10:5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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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시 '기여도 분할', 사망 땐 '유류분' 복병

재혼 아내가 남편의 혼전 재산에 권리를 주장하자, 남편은 친아들에게 증여를 고려 중이다. / AI 생성 이미지

12년간 함께 산 재혼 아내가 혼인 전 남편이 취득한 부동산의 권리를 주장하며 갈등이 시작됐다. 남편 소유의 재개발 빌라가 혼인 중 가치 높은 아파트 분양권으로 변하자, 아내는 자신의 명의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재산을 지키고 싶은 남편은 친아들에게 이 분양권을 증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과연 이 선택이 이혼과 사망이라는 두 가지 상황에서 완벽한 방패가 되어줄 수 있을지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짚어봤다.


남편이 고민하는 '아들 증여' 카드는 이혼 시 재산 다툼에서 어떤 효력을 발휘할까? 변호사들은 해당 부동산이 남편의 '특유재산(特有財産)'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특유재산이란 부부 한쪽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으로,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문제가 간단치 않다. 법무법인(유한) 이현의 이환권 변호사는 "재개발 빌라(현 아파트 분양권)는 남자의 특유재산으로 볼 수 있습니다"라면서도 "하지만 12년의 혼인 기간 동안 재산 가치가 상승했다면, 여자는 기여도를 일부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아내가 직접 돈을 보태진 않았더라도, 12년간의 가사노동 등이 재산의 가치를 유지하고 늘리는 데 간접적으로 기여했다고 인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는 "판례상 가사노동 기여도를 20~30% 정도로 인정하고 있으나, 프리랜서 수입이 있었다는 점은 기여도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구체적인 비율을 언급했다.


다만, 증여가 재산분할을 피하려는 꼼수로 비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법무법인 창세 김솔애 변호사는 "증여가 사실상 재산분할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증여된 재산도 '재산분할 대상'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즉, 증여를 하더라도 아내의 기여분에 대한 분할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혼이 아닌, 남편의 사망으로 혼인 관계가 종료되는 경우는 어떨까. 이 시나리오에서는 '유류분(遺留分)'이라는 강력한 제도가 등장한다. 유류분은 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상속 지분이다. 남편이 사망하면 법적 상속인은 아내와 남편의 친자녀들이 된다. 민법에 따라 아내는 자녀들보다 1.5배 많은 지분을 상속받는다.


남편이 생전에 모든 재산을 아들에게 증여했더라도, 아내는 상속권을 침해당했다며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엘엔에스 김의지 변호사는 "사망하신 경우, 배우자는 친자녀와 동순위 상속인이 되어 상속재산의 1.5배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증여한 재산은 이미 상속재산에서 제외되므로, 유류분 반환청구권만 행사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상속인이 될 자녀에게 한 증여는 시점에 관계없이 모두 유류분 계산의 기초가 되므로, '미리 증여했으니 끝'이라는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두 상황을 종합하면, 아들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것은 아내의 권리 주장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지만, 재산을 지키는 데 일정 부분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이혼 시에는 다툼의 범위를 '가치 상승분에 대한 기여도' 문제로 축소시키고, 사망 시에는 아내의 권리를 '유류분'이라는 한정된 범위로 묶어두는 효과가 있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이 재산 보호에 유리하나, 증여 시기와 방식에 대한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김의지 변호사 역시 "현재 상황에서는 증여를 통한 재산 이전이 향후 분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증여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법률 상담이 필요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섣부른 증여는 자칫 재산분할 회피 의도로 비치거나 예상치 못한 세금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재산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길은 전문가와 상담하여 증여 시점과 방법, 세금 문제까지 꼼꼼히 따져보고 합법적인 틀 안에서 실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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