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공무집행방해 가해자로부터 합의금 받으면 안 되나?
공무원은 공무집행방해 가해자로부터 합의금 받으면 안 되나?
경찰 공무원은 내부 지침상 합의금 받지 못하나, 일반 공무원이라면 합의금을 받아도 돼
공무집행방해죄의 성격상, 소속기관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 후 처리하는 게 안전

일반 공무원인 A씨가 업무 중에 민원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공무원인 그가 공무집행방해죄로 고소된 피의자로부터 합의금을 받아도 될까?/셔터스톡
일반 공무원인 A씨가 민원 업무를 처리하다 큰 곤욕을 치렀다. 일 처리에 불만을 가진 민원인이 인신공격과 욕설을 퍼부으며, A씨를 폭행한 것이다.
이 일로 가해자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A씨의 마음이 영 찜찜하다. 공무집행방해죄의 형량이 무거운데, 아직 어린 가해자가 이 처벌을 받고 전과자로 기록된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A씨는 상대방의 행동이 괘씸하기는 하지만, 합의금을 받고 처벌 강도를 낮춰주고 싶다. 경찰 공무원은 합의금을 받지 못한다는데, 일반 공무원은 합의금을 받고 합의해줘도 될까?
대다수 변호사는 A씨가 합의금을 받아도 될 것으로 봤다. 경찰 공무원은 내부 지침으로 합의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일반 공무원은 합의금을 받아도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법무법인 혜안 안병찬 변호사는 “공무원이라 해도 내부 지침이 없는 경우라면 합의금을 받아도 된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원탑 권재성 변호사는 “공무원이라 하더라도 피해당하면 민사 소송을 제기하거나, 합의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경찰 공무원은 특수 영역이어서 내부 지침상 합의금을 받지 못하게 되어 있으나, 내부 지침이 없는 일반 공무원이라면 합의금을 받아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법률사무소 열 황성하 변호사도 같은 의견을 주고, “그 합의금은 해당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받는 것이 아니라, 범죄 피해자로서 받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황 변호사는 “상대방에 대한 가혹한 처벌이 염려된다면, 적당한 합의금을 받은 뒤 재판부에 선처를 부탁해 보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조금 다른 의견도 있다.
법무법인 시원 진준형 변호사는 “공무집행방해죄로 입건된 피의자와 합의한다면, 방해받은 공무의 소관 기관이 어디인지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합의해야 하는 것이지, 범죄 행위의 객체가 되었던 공무원 개인이 합의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 개인을 보호하기보다는 ‘공무원에 의하여 실현되는 국가기능으로서의 공무’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피의자가 해당 공무원 개인에 대한 폭행죄 또는 모욕죄로 입건된 경우와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진 변호사는 “따라서 A씨가 해당 피의자로부터 합의금을 받는 문제는 소속된 기관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 후 처리하는 게 안전해 보인다”고 조언한다.
우리 형법은 공무집행방해죄를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해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함으로써 직무 집행을 방해하는 죄’로 규정한다. (제136조 1항)
그리고 이 죄를 범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