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면벽 수행에 빽빽이 반성문...강남 대형 치과의 엽기적 갑질 실태
3시간 면벽 수행에 빽빽이 반성문...강남 대형 치과의 엽기적 갑질 실태
180만 원 배상 요구에 드러난 엽기적 갑질
'60줄 반성문'에 '야간 공포 분위기'
근로감독 직전 '공짜 야근' 합의서 강요 정황 포착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치과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입사 직후 퇴사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받고, 근무 중에는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노동 당국은 단순한 임금 체불을 넘어선 심각한 인권 침해 사안으로 보고 즉각적인 특별근로감독에 돌입했다.
이번 사건은 입사 이틀 만에 퇴사한 직원에게 병원 측이 180만 원의 배상금을 요구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당 치과는 근로계약서에 "퇴사를 한 달 전에 통보하지 않을 경우 월급의 절반을 배상해야 한다"는 독소 조항을 넣어두고, 이를 근거로 사회초년생 직원들을 압박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기분 나쁘니 벽 보고 서 있어라"... 21세기 강남 한복판의 '엽기 훈육'
취재를 종합하면, 이 치과에서 벌어진 일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선 인격 모독에 가까웠다.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대표 원장의 기분에 따라 직원들은 상식 밖의 처벌을 받아야 했다.
대표적인 것이 '면벽 수행'이다. 직원 A씨는 "밤 11시에 퇴근했다는 이유로, 혹은 원장의 기분이 상했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불러 세워 3시간씩 벽을 보고 서 있게 했다"고 폭로했다.
밤 11시 퇴근조차 통상적인 기준으로는 야근이지만, 원장에게는 '일찍 퇴근한 것'으로 간주되었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에나 볼법한 '깜지' 체벌도 있었다.
업무 중 실수가 발생하거나 원장의 눈에 거슬릴 경우, 직원들은 A4 용지 한 장에 60줄씩 잘못을 빽빽하게 적는 일명 '빽빽이' 반성문을 5~6장씩 작성해 제출해야 했다.
퇴사자 B씨는 "대표 원장 책상 서랍에 직원들이 쓴 '빽빽이'가 가득 쌓여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당시의 강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공포 분위기 조성은 일상이었다.
새벽 시간에도 환자 불만 관리나 상담 내용을 정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즉각 답장하지 않으면 욕설이 날아왔다. 늦은 밤 직원들을 집합시켜 소리를 지르는 행위도 비일비재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감독관 뜨기 전 '입막음' 시도... "주 12시간 초과 근무 동의해라"
더욱 심각한 문제는 병원 측의 조직적인 은폐 시도다. 노동청의 근로감독이 예고되자, 병원 측은 직원들에게 급하게 확인서 서명을 강요했다.
해당 확인서에는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가 이뤄지거나 휴게시간이 변경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 상한선을 위반한 불법 근무를 사후에 합법적인 합의처럼 포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당국의 조사를 앞두고 직원들의 입을 막고 증거를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치과 측 법률 대리인은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구체적인 해명을 피했다.
위약금 예정부터 면벽 수행까지... 법망 피할 곳 없는 '총체적 불법'
법률 전문가들은 해당 치과의 행태가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라고 지적한다.
우선 '퇴사 시 월급 절반 배상'이라는 계약 조항은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 금지)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해당 조항 자체가 무효이므로 직원은 돈을 낼 필요가 없다.
'3시간 면벽 수행'과 '빽빽이 작성' 강요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의 전형이다.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로, 특히 면벽 수행은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밤 11시 퇴근이 일상화되어 있었다면 주 52시간제 위반에 따른 형사 처벌(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노동부 "무관용 원칙"... 특별근로감독으로 전환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고용노동부는 기존의 일반 근로감독을 즉각 '특별근로감독'으로 전환했다.
특별감독은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 대해 실시하는 고강도 조사다.
노동부는 7명으로 구성된 전담 감독반을 투입해 ▲위약 예정 금지 위반 ▲직장 내 괴롭힘 ▲장시간 근로 강요 ▲포괄임금제 오남용 등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샅샅이 훑겠다는 방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위약금 예정 계약은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 단계부터 공정한 출발을 해치는 악질적인 행위"라며 "제기된 의혹에 대해 철저히 규명하고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사법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특별감독이 '갑질 치과'의 폐쇄적인 조직 문화를 뿌리 뽑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