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기 보여주면 유포 안 할게" 보육원 동생 협박한 10대, 집행유예 받았다
[단독] "성기 보여주면 유포 안 할게" 보육원 동생 협박한 10대, 집행유예 받았다
창원지법, 10대 성착취물 제작·불법촬영 A군에 선처
재판부 "모든 피해자와 합의, 불우한 성장환경 참작"
![[단독] "성기 보여주면 유포 안 할게" 보육원 동생 협박한 10대, 집행유예 받았다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62324795548921.jpg?q=80&s=832x832)
같은 보육원 출신의 10대 동생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만들고, 술에 취한 성인 여성을 불법 촬영한 10대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니가 성기 보여주면 휴지통 지우는 거 입증할게", "대답 안 하면 그냥 쟤네한테 보내는 걸로 하고".
14세 동갑내기 행세를 하며 가짜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접근한 남성의 정체는, 자신이 15년간 자란 보육원에서 함께 지냈던 친한 오빠 A군이었다. A군은 집요하게 받아낸 14세 피해자 B양의 신체 사진을 빌미로 더 심각한 성착취물을 요구하며 협박을 일삼았다.
A군은 "1분당 1명씩 보낼 것"이라며 B양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목록과 학교 댄스부 계정까지 캡처해 보내며 압박했다. B양이 끝내 응하지 않아 미수에 그쳤지만, 재판부는 '촬영물 등 이용 강요 미수' 혐의를 인정했다.
A군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랜덤채팅에서 만난 또 다른 15세 피해자에게도 나체 사진 4장을 전송받아 구글 드라이브에 보관했고, 클럽에서 만나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20대 여성을 모텔로 데려가 불법 촬영까지 저질렀다.
A군의 다중 범죄에 법원의 양형기준상 권고형은 징역 5년에서 최대 11년 8개월에 달했다. 하지만 법원의 최종 선고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었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한지형)는 A군에게 실형 대신 사회봉사 120시간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했다.
징역 5년~11년 권고됐지만⋯법원 "집행유예"
A군에게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제작, 소지), 성폭력처벌법위반(촬영물등이용강요미수, 카메라등이용촬영), 아동복지법위반(성적학대) 등 5개 이상의 무거운 혐의가 적용됐다.
재판부는 양형기준을 벗어난 선처를 내린 이유를 판결문에 상세히 설명했다. 재판부는 먼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사회적 해악이 크고 무분별하게 유통될 수 있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피고인은 보육원 생활을 함께했던 동생의 친구에게 가상 인물인 것처럼 접근해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를 구체적인 방법으로 협박해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공포심을 느꼈을 것"이라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군에게 실형 대신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A군이 3명의 모든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피해자들과 아동 피해자들의 법정대리인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피고인의 불우한 성장 환경이 참작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태어난 지 3년도 안 된 2007년부터 17세가 된 2022년 말까지 보육원에서 생활했다"며, "대학교에 진학해 혼자 기숙사에 지내게 되는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해 어이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생각한다"는 보육원장의 탄원서 내용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성장 환경이 그릇된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아직 20세가 채 되지 않은 피고인이 교화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번에 한하여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사회봉사, 수강명령을 통해 건전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시하며 양형기준의 하한을 벗어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