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집 판 돈 나눠주마' 약속…돌아가신 큰오빠 통장, 소송으로 열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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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집 판 돈 나눠주마' 약속…돌아가신 큰오빠 통장, 소송으로 열어볼 수 있을까?

2026. 08. 06 16:4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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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오빠 사망 후 올케는 "남은 돈 없고 빚뿐"…증거 없이 사라진 상속분, 되찾을 길 있나

할아버지가 집 판 돈을 자녀에게 주기로 약속했으나, 돈을 관리하던 큰아들 사망 후 그의 아내가 지급을 거부했다. / AI 생성 이미지

A씨의 할아버지는 몇 년 전 집을 팔며 자녀 4명에게 매매대금을 똑같이 나눠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돈은 자녀 중 큰아들이었던 A씨의 큰외삼촌이 관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돈을 관리하던 큰외삼촌마저 세상을 떠나자 남은 가족들에게 비보가 날아들었다. 큰외삼촌의 아내가 "남편에게 물려받은 재산은 없고 빚만 있다"며 돈을 줄 수 없다고 나온 것이다.


A씨 가족이 가진 증거라곤 할아버지의 약속을 들었던 다른 형제들의 증언뿐. A씨는 돈의 행방을 증명할 결정적 증거인 사망한 큰외삼촌의 통장 거래 내역을 확인할 방법이 있을지, 어머니 몫의 재산을 되찾을 수 있을지 막막하다.


할아버지의 약속 "집 팔면 1/N"…큰아들 사망 후 "남은 돈 없다"는 며느리


사건은 2019년, A씨의 할아버지가 자신의 집을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할아버지는 자녀 4명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집 판 돈을 똑같이 나눠 주겠다고 말했다. 당시 빚이 있던 작은외삼촌은 먼저 돈을 받았고, A씨의 어머니와 이모는 나중에 받기로 했다.


이후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서울에 사는 큰아들, 즉 A씨의 큰외삼촌의 집과 요양원을 오가며 지냈다. 자연스레 두 분의 통장과 재산 관리도 큰외삼촌이 맡게 됐다.


시간이 흘러 2025년, 큰외삼촌과 할아버지, 할머니가 연달아 세상을 떠났다. 이후 A씨 가족이 큰외삼촌의 아내(큰외숙모)에게 돈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남은 돈이 없고 빚만 있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A씨 가족이 안심상속원스톱서비스를 통해 확인한 할아버지의 재산은 예·적금 2,000만~3,000만 원이 전부였다. 반면 큰외삼촌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에선 12억 원대 대출 기록이 발견됐다.


'사라진 돈'의 행방…"소송하면 통장 내역, 법원 명령으로 볼 수 있다"


변호사들은 소송을 통해 돈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A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망한 큰외삼촌의 통장 거래 내역' 확보가 가능하다고 봤다.


법무법인 선 김형식 변호사는 "어머니 몫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큰외삼촌의 상속인인 큰외숙모 등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에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 금융기관은 거래내역을 제출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의 핵심 쟁점과 직결된 거래내역이라면 인용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 역시 "소송이 제기되면 법원에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을 신청하여 큰외삼촌의 과거 통장 거래 내역을 합법적으로 열람할 수 있다"며 "이는 자금 흐름을 밝히기 위한 필수적인 입증 과정이므로 재판부에서 이를 거절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병원비로 다 썼다"고 주장하면 끝? 입증 책임은 상대방에게


만약 큰외숙모 측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병원비와 요양비로 돈을 다 썼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돈을 어디에 썼는지 입증할 책임은 큰외숙모에게 있다.


신은정 변호사는 "큰외숙모 측에서 해당 자금을 조부모님의 병원비나 요양비로 모두 사용했다고 주장한다면, 지출 내역을 영수증 등으로 명확히 입증해야 할 책임은 온전히 큰외숙모 측에 있다"고 짚었다.


법률사무소 지헌 임대환 변호사도 "상대방이 요양원비·병원비 등 정당한 지출을 영수증 등으로 입증 시 공제된다"면서도 "지출 근거가 부족하거나, 개인 채무 변제 등으로 사용했다면 반환 책임이 커진다"고 밝혔다.


'12억 대출'의 비밀… 숨겨진 증여, '유류분 소송'으로 밝힐 수도


변호사들은 부당이득반환청구 외에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봤다. 유류분은 법률에 따라 상속인이 반드시 받아야 할 최소한의 상속분을 말한다.


만약 할아버지가 생전에 큰외삼촌에게 집 구매 자금이나 사업 자금을 지원하는 등 특별한 증여를 했다면, 이 금액은 상속 재산을 나눌 때 고려된다. A씨가 확인한 '12억 원대 대출'의 상환 과정 등을 금융 조회를 통해 추적하다 보면 숨겨진 증여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다.


다만 법무법인 정향 장두식 변호사는 "등기부의 대출은 '큰외삼촌이 그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는 사정일 뿐, 조부모가 증여했다는 직접 증거는 아니다"라며 "결국 조부모에게서 큰외삼촌 측으로 큰 금액이 이전된 금융 흐름이 입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유류분 소송은 기간 제한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는 "유류분 반환청구권은 상속개시와 증여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는 기간 제한이 있어 신속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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