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듣는 아이 꼬집었을 뿐인데”…아동학대 혐의 수영강사의 호소
“말 안 듣는 아이 꼬집었을 뿐인데”…아동학대 혐의 수영강사의 호소
수업 중 훈육 목적 주장에도 경찰 신고…법조계 “멍 없어도 학대 가능, 훈육 목적 입증이 관건”

수업 중 아이의 배를 꼬집은 수영강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되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꼬집기 한 번에 경찰서행…'훈육' 주장 수영강사,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
수업 중 질서를 어지럽히는 아이를 훈육하려 배를 꼬집은 수영강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강사는 훈육 목적이었다고 항변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훈육과 학대의 경계에 선 이 사건을 두고 다양한 법적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순간의 신체 접촉이 법적 다툼으로 비화하면서 교육 현장의 고뇌가 깊어지고 있다.
“배를 살짝 꼬집었을 뿐인데”…벼랑 끝에 선 강사
자신을 수영강사라고 밝힌 A씨는 최근 한 법률 상담 플랫폼에 절박한 사연을 올렸다. 수영 수업 중 유독 말을 듣지 않는 초등학생이 있어 수차례 말로 훈계했지만 소용이 없자 배를 살짝 꼬집었다는 것이다.
그는 “멍 자국도 없고 눈으로 보아도 아무런 외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하지만 A씨는 “더 잘 지도하기 위해 과잉 지도가 있었던 점 죄송하다고 손편지도 썼다”고 밝혔지만, 학부모는 그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결국 A씨는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됐다. 그는 “훈계라고 생각했는데 이 점이 아동학대가 되나요?”라며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했다.
법조계 “의도 좋아도…엇갈린 시선
A씨의 사연에 대해 변호사들은 사안의 심각성을 한목소리로 지적하면서도, 구체적인 법적 판단에는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백창협 변호사(법무법인 오른)는 “배를 꼬집은 사실과 이를 인정하는 녹음으로 인해 아동학대 혐의는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며 “체육시설인 점에서 가중처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원은 신체에 직접적인 상해가 없더라도 아동의 건강이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위험’만 있어도 신체적 학대로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다.
윤형진 변호사(법률사무소 명중)는 “본 사안의 경우 신체적 학대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정서적 학대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정상적 발달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의미한다.
‘사과 편지’가 독이 될 수도?…변호사들의 조언
사건 직후 A씨가 학부모에게 보낸 ‘사과 편지’의 효력을 두고도 변호사들의 의견은 갈렸다. 윤관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이)는 “이미 학부모에게 손편지를 작성하고 사과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반성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반면 김동훈 변호사(클리어 법률사무소)는 “과잉지도에 대해 사과하거나 손편지를 전달한 행위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섣부른 인정이 오히려 혐의를 시인하는 증거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다퉈야 할 상황에서, 사과 편지가 ‘학대 행위를 스스로 인정한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혐의’와 ‘기소유예’ 사이…최선의 전략은?
변호사들은 A씨가 취할 수 있는 전략으로 크게 ‘무혐의 주장’과 ‘기소유예 목표’ 두 가지를 제시했다. ‘무혐의’는 학대의 고의가 없었고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훈육의 범위였다고 적극 주장해 혐의를 벗는 전략이다.반면 ‘기소유예(검사가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는 혐의 자체는 일부 인정하되,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피해자와의 합의를 통해 선처를 구하는 전략이다.
최경섭 변호사(법무법인 인화)는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경위, 아이의 그동안의 수업태도, 합의여부 등에 따라 수사기관 단계에서 기소유예를 목표로 사건을 대응해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조언했다.
오승윤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는 “폭행으로 죄명이 변경될 수 있으며, 이 경우 합의를 추진해서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또 다른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결국 어떤 전략을 택하든 피해 학부모와의 원만한 합의가 사건 해결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동학대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형사 처벌뿐만 아니라 관련 기관 취업이 제한되는 등 사회적 불이익이 뒤따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