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창 밖으로 뛰어내린 치매 환자…3번 걸친 재판 끝에 의료진 '무죄'
병원 창 밖으로 뛰어내린 치매 환자…3번 걸친 재판 끝에 의료진 '무죄'
치매와 파킨슨병 앓던 노인, 요양병원서 극단적 선택해 추락사
대법원 "극단적 선택 예견할 수 없었다"⋯의료진에 업무상 과실치사 '무죄'

한 치매 환자가 병원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이후 해당 요양병원 의료진들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최근 대법원이 이들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사진은 실제 사건과 관련 없는 참조 이미지. /셔터스톡
치매와 파킨슨병을 앓던 70대 노인이 한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이 노인은 입원한 지 몇 개월 만에 생을 마감했다. 해당 병원 치료실 창문에서 스스로 뛰어내리면서다.
지난 2019년, 이 사건이 벌어진 후 검찰은 해당 병원 의료진들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에게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환자를 돌볼 의무가 있었지만, 이러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해 인명 사고를 냈다는 책임을 물은 것이다.
하지만 1심부터 대법원까지 3번에 걸친 재판의 결론은 모두 '무죄'였다.
2일,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사건 요양병원장과 수간호사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2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판례에 따르면, 업무상 과실치사죄는 ① 행위를 한 사람이 결과 발생을 예측할 수 있었는지 ② 주의 의무를 다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된다. 그렇기에 사고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가 없었다면, 누군가 다쳤다는 사실만으로 과실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번 판결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재판부는 의료진들이 숨진 환자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리란 걸 예견할 수 없었을 거라고 봤다. 생전에 A씨가 치매나 우울증 등을 앓으며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이러한 질병이 곧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거였다. 더욱이 A씨가 이 사건 이전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없었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이어 A씨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다는 점도 무죄 판결의 근거가 됐다. 사고가 난 병원 창문은 일부러 과도하게 몸을 밀어 넣지 않는 이상 추락하기 어려운 구조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의료진이 기력 감소와 거동 장애를 겪고 있었던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거란 점을 예측하긴 어려웠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병원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환자의 돌발 행동을 완벽하게 대비할 시설과 인력을 갖춘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 사건 의료진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확정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