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소액사기, 전과자 될까?... 변호사 15인의 '골든타임' 생존법
2만원 소액사기, 전과자 될까?... 변호사 15인의 '골든타임' 생존법
경찰입니다 문자 한 통, '전과자'와 '기소유예'의 갈림길에 선 당신에게

2만원 중고거래 사기 혐의를 받은 초범에게 법률 전문가들은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위해 피해자와의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초범, 정신과 치료 중인 A씨의 절박한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 "핵심은 합의" 이구동성... 기소유예부터 벌금까지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 집중 분석
“경찰입니다.”
2만원 중고거래 사기 혐의로 경찰 출석 요구 문자를 받은 A씨. 인생 첫 경찰 조사에 '전과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엄습했다.
초범인 A씨의 절박한 질문에 15명의 변호사들이 만장일치로 내놓은 '골든타임' 생존법을 통해 기소유예로 가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재구성했다.
단돈 2만원에 '사기꾼' 낙인?... 경찰서에서 날아온 문자 한 통
어느 날 A씨에게 경찰서로부터 출석 요구 문자가 날아들었다. 혐의는 사기. 불과 2만원짜리 인터넷 거래가 문제였다.
초범인 A씨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평소 앓던 불안장애로 정신과 약(알프람, 라투다 등)을 복용 중이던 터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이대로 사기꾼 전과가 남는 건 아닐까?' A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법률 상담의 문을 두드렸다.
“무조건 합의하세요”… 전과 안 남는 '기소유예'의 유일한 열쇠
놀랍게도 15명의 변호사 답변은 거의 일치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재산범죄에서 가장 중요한 양형요소는 피해회복”이라고 잘라 말했고,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 역시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이 만장일치로 '합의'를 외친 이유는 '기소유예' 처분 가능성 때문이다. 기소유예란, 검사가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아 사실상 최상의 시나리오다.
변호사들은 “초범에 피해액이 소액인 만큼,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만 한다면 기소유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피해금 2만원, 합의금은 얼마가 적당할까?
그렇다면 합의금은 얼마가 적절할까. 변호사들은 '피해 원금 + α'를 제시했다.
리라법률사무소 김현중 변호사는 “10만원 아래로 합의하라”고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했고, 김경태 변호사는 “피해액 2만원에 사과의 의미로 3만~5만원 정도를 더한 금액”을 제안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정해진 액수는 없으니 상대방이 부르는 금액을 먼저 들어보고 조율하라”고 조언했다. 핵심은 금액의 많고 적음보다, 피해자의 용서를 구하고 피해를 회복시키려는 진정성 있는 태도다.
정신과 치료 이력, '결정적 카드'는 아니다… “정상참작 사유일 뿐”
A씨가 기대했던 '정신과 치료' 이력은 결정적 카드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조기현 변호사는 “기소유예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고, 법률사무소 해방 정동일 변호사 역시 “기소유예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사안”으로 봤다.
다만, 범행 경위를 설명할 때 정상 참작 사유로는 활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정신과 치료 기록도 정상 참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치료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활용하면, 치료를 성실히 받는 조건으로 기소를 유예받을 길도 열려있다.
경찰 조사부터 검찰 처분까지... '초범'이 알아야 할 절차 A to Z
경찰서 출석 이후 절차는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수사 절차는 크게 3단계로 나뉜다.
1. 경찰 조사: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서아람 변호사는 “수사 초기부터 진술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혐의를 인정한다면 경위를 잘 설명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섣불리 혐의를 부인하기보다,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용서를 구하는 전략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2.사건 송치: 경찰 조사에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되면, 사건은 검찰로 넘어간다.
3. 검찰 처분: 사건을 넘겨받은 검사가 전체 기록을 검토해 최종 처분을 결정한다. 이때 ▲혐의는 인정되지만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벌금형을 부과하는 '약식기소' ▲정식 재판을 청구하는 '정식기소' 중 하나가 내려진다.
최악의 시나리오, 합의 실패 시 벌금은?
만약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거나 무리한 합의금을 요구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변호사들은 '소액 벌금형'을 예상했다.
조기현 변호사는 “100만원 이하 소액 벌금형이 예상된다”고 밝혔고, 김경태 변호사 역시 “유사 사례를 봤을 때 대략 30만~50만원 정도”를 예측했다. 비록 전과 기록이 남는 벌금형이지만, 피해액이 워낙 적어 징역형까지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례는 소액이라도 재산 범죄의 본질은 같으며, 그 해결의 첫 단추는 '피해 회복'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법은 냉정하지만, 진심 어린 반성과 피해 회복 노력에는 길을 열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