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며 받은 집, 전남편 채권자의 ‘재산 빼돌리기’ 주장…법원 "정당한 재산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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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며 받은 집, 전남편 채권자의 ‘재산 빼돌리기’ 주장…법원 "정당한 재산분할"

2026. 06. 30 14:0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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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도박·구속으로 혼인 파탄 낸 남편

법원 "실제 자산 가치 감안 시 과도한 처분 아냐" 청구 기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남편의 상습 도박과 횡령으로 혼인이 파탄 난 상황에서 자녀들을 홀로 키워야 하는 아내에게 정당한 위자료와 생활유지 명목으로 자산을 넘긴 것은 채권자를 해하는 불법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1심 법원은 채권자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혼 시 정당한 재산분할 범위를 인정해 판결을 완전히 뒤집었다.


항소심을 맡은 수원지방법원은 채권자인 한 금융기관이 채무자 A씨의 전처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사해행위취소 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의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도박에 빠진 남편의 각서와 10억대 횡령으로 인한 구속

사건의 발단은 A씨의 상습적인 도박과 범죄 행위에서 시작됐다.


A씨와 B씨는 지난 2001년 혼인해 두 명의 자녀를 둔 부부였다.


하지만 A씨는 2019년부터 자신이 운영하던 요양병원의 계좌에서 자금을 임의로 송금해 도박자금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가정불화가 깊어지자 A씨는 2020년 6월, "앞으로 도박을 절대 하지 않는다"라며 "위 약속을 하나라도 어길 시 협의이혼을 하는 것에 동의한다", "협의이혼 시 집 명의를 피고에게 바로 이전한다"라는 내용의 각서를 써주었다.


그러나 A씨는 각서를 작성한 이후에도 범행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약 3년 동안 158회에 걸쳐 총 10억 6,453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4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됐다.


대출금 연체와 부동산 증여, 그리고 이혼

A씨가 범죄와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하는 사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도 연체 상태에 빠졌다.


A씨가 해당 금융기관에 갚지 못한 대출 원금은 4,458만 원에 달했다.


채무초과 상태에 빠진 A씨는 형사 재판으로 구속되기 직전인 2022년 8월 30일, 과거 각서 내용에 따라 자신 소유의 부동산을 아내 B씨에게 증여했다.


사흘 뒤 두 사람은 협의이혼 절차를 밟았으며, 그해 12월 최종적으로 이혼이 성립되면서 자녀들의 친권자로 B씨가 지정됐다.


부동산을 넘겨받은 B씨는 해당 건물에 설정되어 있던 한 채권업체의 근저당권 채무 7,831만 원을 갚기 위해 자신의 보험과 예·적금을 모두 해지해 대출금을 대신 변제했다. 이로써 부동산에 걸려 있던 빚은 모두 말소됐다.


1심 법원 "채권자 강제집행 피하려는 가장 행위" 일부 승소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한 해당 금융기관은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A씨가 빚이 많은 상태에서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아내에게 넘긴 것은 채권자들에게 돈을 갚지 않으려는 목적의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증여계약을 취소하고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방법원은 금융기관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1심 법원은 A씨가 거액의 채무를 진 상태에서 부동산을 넘겨 채무초과 상태를 더 심화시켰고, 증여 시점이 횡령 관련 수사가 임박한 때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1심은 이 행위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을 가장한 재산처분행위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이에 부동산 시가인 1억 1,900만 원에서 B씨가 대신 갚은 빚을 뺀 나머지 금액인 4,068만 원 범위 내에서 증여를 취소하고, B씨가 해당 금융기관에 해당 금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 법원 "홀로 자녀 키울 아내 위한 정당한 재산분할" 반전 기각

하지만 B씨가 불복해 진행된 항소심에서 결과는 완전히 뒤집혔다.


항소심을 맡은 수원지방법원은 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금융기관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혼할 때 이루어지는 재산분할이 공동 재산을 나누는 청산의 의미뿐만 아니라, 이혼 후 상대방의 생활을 유지하고 유책 배우자로 인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성격도 함께 포함할 수 있다는 법리를 근거로 삼았다.


따라서 재산분할로 인해 채무자가 결과적으로 무자력 상태가 되더라도, 그 분할이 상당성을 벗어나 지나치게 과대하거나 재산을 숨기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사해행위로 볼 수 없다고 명시했다.


재판부는 A씨의 상습적인 도박과 횡령 범행, 수감 생활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혼인이 파탄 났으므로 귀책사유가 전적으로 A씨에게 있다는 점을 짚었다.


또한 B씨가 이혼 후 미성년 자녀 2명을 홀로 양육해야 하기에 주거지 확보와 생활비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수감된 A씨로부터 어떠한 경제적 지원도 받지 못할 것이 예상되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했다.


결과적으로 부동산에서 빚을 제외하고 남은 실제 가치인 약 4,068만 원 상당의 자산을 B씨가 넘겨받은 것은 정당한 범위 내에 있으며, 과도한 재산분할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에 더해 A씨가 재직하던 또 다른 의료법인이 동일한 취지로 제기했던 소송의 항소심에서도 이 사건 증여가 사해행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미 B씨의 승소가 최종 확정됐던 사정도 판단 근거로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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