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적 없다" 한마디의 덫, 합의된 성관계가 강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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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적 없다" 한마디의 덫, 합의된 성관계가 강간으로

2026. 05. 19 17:1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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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채팅 만남 후 경찰에 거짓말…변호사들 "최악의 실수"

오픈채팅으로 만난 여성에게 강간 혐의로 피소된 남성이 "만난 적 없다"고 거짓말했다가 CCTV에 의해 발각됐다. / AI 생성 이미지

오픈채팅으로 만난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이 강간 혐의로 신고당했다. 억울함을 호소하던 그는 경찰과의 첫 통화에서 "만난 적도 접촉도 없었다"는 거짓말을 뱉었고, 이 한마디는 그의 발목을 잡는 '치명적 악재'가 됐다.


경찰이 CCTV를 확보한 상황에서 행한 명백한 거짓말은 그의 모든 주장을 의심하게 만들었고, 합의된 관계였다는 항변마저 빛을 잃었다.


이에 법률 전문가들은 초기 대응의 실패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안아달라, 옷 벗겨달라" 그녀의 유혹, 그리고 돌변


사건은 작년 12월, 한 남성이 '만날 사람?'이라는 제목의 오픈채팅방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그는 방을 만든 여성과 연락이 닿아 정오 무렵 여성을 자신의 집으로 불렀다.


남성의 주장에 따르면, 집에 들어온 여성은 소곤소곤한 목소리로 "안아 달라"고 했고, 안아 주니 "옷을 벗겨 달라"며 먼저 스킨십을 유도했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성관계를 가졌다.


이후 함께 샤워까지 했지만, 남성은 현타가 와 여성에게 쌀쌀맞게 대했다. 오후 2시경, 남성이 일을 가야 한다며 버스 정류장 위치를 알려 주자 여성은 집을 나섰다.


"죄가 있으니 거짓말"…CCTV 앞에 무너진 신뢰


평범했던 하루는 단 몇 시간 만에 악몽으로 변했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오후 3시 40분쯤, 경찰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신고가 들어와서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당황한 남성은 순간적으로 혐의를 완전히 부인했고 "접촉도 없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이는 스스로를 옭아매는 최악의 실수가 됐다. 경찰은 이미 CCTV를 확보했다고 밝힌 상태였다.


홍대범 변호사는 "초기 진술에서 명백한 거짓말을 한 것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은 '죄가 있으니까 일단 만난 적도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구나'라고 판단하여 의뢰인의 진술 전체를 의심하게 됩니다"라고 경고했다.


명백한 물증 앞에서 뱉은 거짓말 한마디가 사건 전체의 신뢰도를 무너뜨린 것이다.


"구속·실형 가능성"…거짓말의 섬뜩한 대가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이 초기 대응이 매우 위험하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법무법인(유한) 안팍의 이정민 변호사는 "초기 경찰 통화에서 성적 접촉 자체를 완전 부인한 것은 향후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악재이므로, 첫 피의자 신문 전에 반드시 변호인을 선임하여 진술을 정교하게 교정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의 정진열 변호사 역시 "성관계 여부조차 숨기려 한 정황이 드러나면, '합의하에 했다'는 향후의 진술 일체도 믿어 주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을 기망하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어 구속 영장이 청구되거나 실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라고 섬뜩한 결과를 예고했다.


순간의 모면을 위한 거짓말이 구속과 실형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는 갈림길에 선 것이다.


덫에서 빠져나올 마지막 기회, 생존 전략은?


그렇다면 남은 길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지금이라도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첫 단계는 '거짓말'을 바로잡고 방어 방향을 재설정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도모의 김강희 변호사는 "방어 방향은 '접촉이 없었다'가 아니라 '성관계는 있었으나 강제성은 전혀 없었고, 상대방의 자발적 방문과 동의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구조로 즉시 수정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이후에는 합의된 관계였음을 입증할 객관적 정황을 촘촘히 쌓아야 한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상대방이 먼저 오픈채팅에서 만남을 제안한 점, 의뢰인의 집에 자발적으로 따라온 점, 성관계 후 함께 샤워를 하고 유튜브를 함께 시청한 점, 의뢰인이 일이 있다고 하자 버스 정류장 안내를 받고 나간 점, 상대방이 나간 직후 의뢰인도 곧바로 나와 헬스장에 간 점이 모두 강제성이 없었다는 정황을 뒷받침합니다"라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찰나의 거짓말로 시작된 위기, 이제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객관적 사실로 무고를 증명해야 하는 험난한 법적 싸움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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