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자동재생의 덫, '성착취물 시청' 누명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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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자동재생의 덫, '성착취물 시청' 누명 쓸까

2025. 09. 11 12:5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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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고의성 입증 어려워 처벌 가능성 낮아…의심 영상은 즉시 종료해야"

A씨가 유튜브의 자동재생 기능을 눌렀을 뿐인데 '아청물'이 방송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범죄자로 몰릴 수 있나?/셔터스톡

유튜브 자동재생을 눌렀을 뿐인데 '아동 성착취물 시청' 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는 공포가 한 직장인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평소처럼 컴퓨터로 일하며 영상을 틀어놓았을 뿐인데, 한순간에 잠재적 범죄자로 몰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직장인 A씨는 유튜브의 자동재생 기능으로 우연히 한 인터넷 방송인의 채널을 접했다. 호기심에 최신 '다시보기' 영상을 눌렀고, “별의 별 방송을 다 하는구나” 생각하며 잠시 보다 영상을 껐다.


그는 당시 방송에 미성년자가 등장하는지, 내용이 불법적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며칠 뒤, 해당 영상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물) 관련 범죄로 문제가 되자 A씨의 고민은 시작됐다.


라이브 방송에 참여하지도, 댓글 한 줄 남기지도 않은 자신의 '단순 시청' 행위가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지 법률 전문가들의 문을 두드렸다.


N번방 이후 '단순 시청'도 실형…벌금형 없는 징역


N번방 사건 이후 아청물 관련 범죄는 처벌 수위가 대폭 강화됐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아청물임을 알면서 소지·시청한 자는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초범이라도 벌금형 없이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 조문만 보면 A씨의 불안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특히 스트리밍 방식의 '시청' 역시 법원에서 '소지'의 개념에 포함될 수 있다는 판례가 나오면서, 영상을 다운로드하지 않았다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처벌의 열쇠는 '알고 봤나'…전문가들 "우연한 클릭은 무죄"


그러나 다수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경우 실제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았다. 범죄 성립의 핵심 요건인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태강의 정재영 변호사는 “그것이 미성년자 성착취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시청했는지가 핵심”이라며 “단순히 자동재생으로 넘어갔거나 미성년자임을 전혀 몰랐다면 고의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호평 배성환 변호사 역시 “댓글 작성이나 후원 등 방송에 어떤 형태로도 관여하지 않았다면 범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경찰 수사 역시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무법인 영웅의 박진우 변호사는 “경찰 수사는 제작·유포자, 상습 소지자 등 핵심 범죄자 검거에 집중된다”며 “스쳐 지나가듯 시청한 모든 이를 추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법원도 '모르고 봤다면 무죄'…실제 판결 보니


실제 법원 판결도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한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11조는 '아청물임을 알면서' 소지·시청한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즉, 내용물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시청은 처벌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최근 대구고등법원은 불법 영상물을 시청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피고인이 영상물이 아청물임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대구고등법원 2023. 1. 12. 선고 2022노411 판결). 불법 영상물에 접근했다는 사실만으로 유죄를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래도 불안하다면…'즉시 종료'가 최선의 방어


결론적으로 A씨처럼 의도치 않게 문제의 영상을 접했다면 형사 처벌 위험은 낮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당시 시청 경위(자동재생·단순 클릭 후 종료)를 명확히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영상은 호기심에라도 누르지 말고, 우연히 재생됐다면 즉시 시청을 중단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책이다. 디지털 시대의 무심한 클릭 한 번이 불러온 불안감은, 콘텐츠 소비에도 '알고 보는'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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