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댄스팀 '직캠', 동의 없이 찍었다면?…개인 소장은 '추억', 온라인 유포는 '범죄'
축제 댄스팀 '직캠', 동의 없이 찍었다면?…개인 소장은 '추억', 온라인 유포는 '범죄'
법조계 "개인 소장은 괜찮지만, 동의 없는 유포는 초상권 침해…성적 의도 담겼다면 촬영만으로도 형사 처벌 가능"

공개된 공연 영상을 촬영해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것은 대체로 문제가 없지만, 당사자 동의 없이 온라인에 유포하면 초상권 침해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일단 찍고 보자?'…'개인 소장'과 '온라인 유포'의 아찔한 경계
옆 학교 여고생 댄스팀의 축제 무대를 스마트폰 영상으로 담은 A군. 뜨거웠던 현장의 열기는 잠시, A군은 '동의도 없이 찍었는데, 나 혹시 범죄자 아닐까?' 하는 서늘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유튜브에 넘쳐나는 수많은 '직캠'처럼, 그저 촬영하고 간직하는 것만으로도 법의 심판대에 오를 수 있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공개된 축제 무대를 전체적으로 촬영해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행위 자체는 범죄가 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몸 전체를 촬영한 영상은 법적 문제 없이 소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공연은 공개된 장소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이 같은 촬영물의 개인 소지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생들을 불안하게 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가능성도 희박하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심광우 변호사는 "아동성착취물이란 성적 행위를 전제로 하므로 단지 댄스 영상이었다면 문제 될 소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즉, 영상 자체가 성적인 행위를 담고 있지 않다면 '직캠'을 촬영하고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아청법의 무거운 잣대가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클릭 한 번에 '범죄자'로…유튜브 업로드, 절대 안 되는 이유
하지만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순간,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영상 속 인물의 동의 없이 유튜브나 SNS에 게시하는 행위는 명백한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
초상권은 자신의 모습이 함부로 촬영되거나 공개되지 않을 권리로, 이를 침해하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법원은 유포 범위나 피해 정도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이르는 위자료를 인정하고 있으며, 영상 삭제 및 재유포 금지 판결도 함께 내린다.
법무법인 반향의 정찬 변호사는 "촬영한 영상을 당사자의 동의 없이 유튜브 등 온라인에 게시할 경우, 명예훼손 또는 초상권 침해로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영상 속 인물이 미성년자라는 점은 사안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미성년자의 경우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며 "무단 촬영이나 유포로 피해 주장이 제기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선만은 넘지 마오…'성적 수치심' 유발 촬영의 위험성
촬영 방식에 따라서는 '소지'만으로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전체적인 무대가 아닌,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해 촬영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에 해당할 수 있다. 이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범죄로, 유죄가 인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등 무거운 보안처분까지 뒤따를 수 있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짧은 치마 속이나 다리, 가슴 위주로 촬영한 것이 아니라면 특별히 문제 되지 않는다"면서도, 반대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촬영했다면 심각한 범죄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의도가 순수한 팬심이든 호기심이든, 결과물이 타인에게 성적 불쾌감을 준다면 중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변호사들의 한목소리 "삭제 요청엔 응하는 게 상책"
법조계 전문가들은 복잡한 법적 해석을 떠나 가장 현명한 대처법을 제시했다. 바로 영상 속 당사자가 삭제를 요청할 경우, 즉시 응하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이현권 변호사는 "당사자가 촬영에 대해 항의하고 삭제를 요청한다면 이를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가장 안전한 방법은 당사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영상을 삭제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국 '직캠' 촬영은 법의 회색지대에 놓여있다. 개인 소장은 괜찮지만 유포는 범죄가 될 수 있고, 촬영 방식에 따라서는 그 자체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