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사기 불송치됐는데…檢 "다시 수사하라", 억울한 임원의 항변
3억 사기 불송치됐는데…檢 "다시 수사하라", 억울한 임원의 항변
대표는 별건 구속, '단순 지시 이행' 주장 임원은 공범 혐의 재수사 위기

3억대 사기 혐의로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회사 임원이 고등검찰청의 재기수사명령으로 다시 수사 선상에 올랐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받은 3억대 사기 사건이 고등검찰청의 '재기수사명령'으로 되살아나면서, 대표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는 임원이 공범 혐의의 굴레에 다시 갇혔다.
분양 및 대여금 명목으로 3억 원대 사기 혐의를 받았던 한 회사 임원 A씨. 2년간의 경찰 수사 끝에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받으며 길고 긴 악몽이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고소인의 끈질긴 이의신청과 항고 끝에, 고등검찰청은 최근 검찰에 "다시 수사하라"는 재기수사명령을 내렸다. A씨는 "경제적 이득을 취한 건 전혀 없고 대표님 지시로 브리핑만 몇 차례 했을 뿐인데 억울하다"며 토로했다.
"대표 지시로 브리핑만 했는데…나는 공범인가?"
A씨가 공범으로 지목된 배경에는 이미 다른 사기 혐의로 구속된 대표이사가 있다. 대표는 A씨와 얽힌 3억 원대 사건과는 별개로, 동일한 고소인으로부터 5억 원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해 작년에 구속된 후 홀로 재판을 받고 있다.
고소인은 대표가 저지른 두 사건이 사실상 계속 이어진 하나의 범죄라며, A씨 역시 공범으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을 대표의 범죄와 한데 묶으려는 시도에 강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의 역할은 대표의 지시에 따라 담당 임원 자격으로 고소인을 상대로 몇 차례 브리핑을 진행한 것이 전부라는 입장이다.
고검의 '재기수사명령', 기소 확률 얼마나 높나
법조계에서는 고등검찰청의 재기수사명령(再起搜査命令·상급 검찰청이 하급청의 불기소 처리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다시 수사하도록 지시하는 것)이 내려진 만큼, 기소 가능성이 이전보다 상당히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백지은 변호사(법률사무소 가온길)는 "보완수사 후 결정될 일이겠지만, 기소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박상호 변호사(캡틴법률사무소) 역시 "재기수사명령이 내려졌다면,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상급 기관이 하급 기관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공식적으로 지적한 만큼, 이를 뒤집고 다시 불기소 처분을 내리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다만 재기수사명령이 곧바로 기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있다. 윤관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이)는 "재기수사명령은 검찰이 기존 불송치 결정을 뒤집고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음을 의미하며, 반드시 기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승윤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도 "재기수사 후에도 검사는 수사 결과에 따라 다시 불기소처분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살길은 '몰랐다'는 입증…'단순 가담' 방어 전략은?
결국 A씨의 운명은 '사기의 고의성'과 '공모 관계'를 부인하는 데 달렸다. 변호사들은 A씨가 범행을 인식하지 못한 채 단순히 업무상 지시를 이행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윤관열 변호사는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고의성과 기망(속이는 행위), 재산상 이득이 있어야 한다"며 "단순히 업무상 지시에 따라 브리핑을 한 것만으로 사기 공범이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상호 변호사도 "사기 범행에 가담한 정황이 없었으며 이를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사정들을 빠짐없이 주장하여 무혐의를 다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재수사 과정에서 A씨가 대표의 사기 계획을 얼마나 인지했는지, 브리핑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알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과 이득을 취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무혐의를 이끌어낼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