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 SNS에 올린 '성관계 영상', 마지못해 동의했다면 나도 처벌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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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SNS에 올린 '성관계 영상', 마지못해 동의했다면 나도 처벌받나?

2025. 10. 21 17:3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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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유포 동의한 여성, '음란물 유포 방조죄' 문의에 변호사들 의견 갈려... '피해자' 다수 속 '공범' 소수 의견, 법적 쟁점은

A씨는 남자친구의 집요한 요구에 못 이겨 성관계 영상을 SNS에 올리는데 동의한 뒤, 형사처벌 두려움에 떨고 있다. /셔터스톡

성관계를 하던 중 남자친구가 갑자기 카메라를 들었다. 너무 놀랐지만, 무서워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남자친구는 촬영된 영상을 보여주며 자신의 SNS에 올려도 되냐고 물었다. '안 된다'고 했지만, '한 번만'이라는 그의 집요한 요구에 머리가 하얘지며 결국 '알겠다'고 답하고 말았다.


일주일 뒤, 끔찍한 불안감에 영상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이 '음란물 유포'의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였다.






압도적 다수 "명백한 피해자"... 방조범 성립 안 돼


이 여성의 사연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다수의 변호사들은 여성이 '공범'이 아닌 '피해자'라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처음에는 명확히 거부했고, 이후 상대방의 강요성 요청에 의해 허락한 것이므로 진정한 의미의 동의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이현권 변호사 역시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소극적으로 동의한 피해자에 해당하며, 이를 방조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형법상 방조범(범죄 수행을 옆에서 도와주는 공범)이 성립하려면 범죄를 저지르도록 적극적으로 돕거나 용이하게 하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심리적 압박 속에서 마지못해 한 동의를 '적극적 도움'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남자친구의 행위가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불법촬영) 및 유포죄에 해당할 수 있는 중범죄라고 지적했다.




"섣부른 고소는 '무고죄' 부메랑"... 소수 의견의 섬뜩한 경고


하지만 모든 변호사가 같은 의견을 낸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법리적으로는 여성이 SNS 게시에 명시적으로 동의했기 때문에 남자친구는 불법촬영죄가 아닌 음란물유포죄에 해당하고, 질문자는 음란물유포 방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만약 방조 혐의를 피하기 위해 남자친구를 불법촬영 등으로 고소하면 무고가 명백하다"며 "훨씬 더 엄중한 성범죄 무고의 죄책을 지게 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최근 성범죄 무고에 대한 수사기관의 인지수사가 급증하는 추세를 지적하며, 안 되는 것을 된다고 하는 변호사의 감언이설을 경계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덧붙였다. 이 의견은 피해자라고 생각했던 여성이 순식간에 '가해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현실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법원의 잣대는 '진정한 동의'... 압박 속 승낙은 무효


이처럼 변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는 '동의'의 성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 법원(성폭력처벌법 제14조)은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경우를 처벌한다. 판례는 연인 사이라도 성관계 동의와 촬영 동의는 별개이며, 촬영에 대한 동의는 매우 엄격하고 신중하게 판단한다.

특히 강압이나 협박, 심리적 압박이 개입된 상황에서의 '승낙'은 법적으로 진정한 동의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여성이 '머리가 하얘진 상태'에서 동의했고, 일주일 만에 삭제를 요청한 점은 '의사에 반한' 유포였음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정황이 될 수 있다.


결국 법적 다툼이 벌어진다면, 여성이 처했던 구체적인 상황과 심리 상태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입증하느냐가 사건의 향방을 가를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다수 법률 전문가들은 여성을 피해자로 보고 있지만, 공범으로 볼 수 있다는 소수 의견도 존재하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유사한 피해를 겪었다면 혼자 불안에 떨기보다 즉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SNS 게시물 캡처, 대화 내용 등 증거를 신속히 확보하고,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불법촬영 및 유포 혐의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것이 추가 피해를 막는 길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한번 유포되면 완전한 삭제가 거의 불가능한 만큼,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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