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사평론가에 "양아치" 댓글… '모욕죄' 인정됐지만 처벌은 피했다
[단독] 시사평론가에 "양아치" 댓글… '모욕죄' 인정됐지만 처벌은 피했다
유죄 맞지만 처벌은 2년간 보류
면죄부 아닌 '마지막 경고'
![[단독] 시사평론가에 "양아치" 댓글… '모욕죄' 인정됐지만 처벌은 피했다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55084275706174.jpg?q=80&s=832x832)
시사평론가를 모욕한 남성이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법원은 벌금 30만 원 선고를 2년간 유예했다. /셔터스톡
한 시사평론가를 향해 "이간질로 이득 보려는 양아치"라는 댓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남긴 남성. 그는 결국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은 그의 행위가 '유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벌금형 대신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 유죄는 맞지만, 처벌은 일단 보류하겠다는 것이다. 법원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집과 직장에서…두 차례 이어진 '모욕'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인 피고인 A씨는 2023년 8월, 자신의 집 컴퓨터로 시사평론가 B씨에 대한 게시글에 "중간에서 이간질 갈라치기로 이득보려는 양아치도 아니고"라는 댓글을 달았다.
A씨의 '모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두 달 뒤인 10월, 이번에는 직장에서 휴대폰을 이용해 또다시 B씨를 모욕하는 게시글을 작성했다.
결국 B씨의 고소로 법정에 서게 된 A씨. A씨의 행위는 형법 제311조가 규정하는 명백한 모욕죄에 해당했다.
유죄 판결, 하지만 처벌은 '유예'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박현진 판사는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A씨에 대한 형의 선고는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는 인정되지만, 형의 선고를 일단 미루는 제도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이 매기려 했던 벌금 30만 원의 선고를 2년간 유예하고, 이 기간 동안 A씨가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성실히 지내면 선고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이다. 사실상 법원이 A씨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셈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해자를 모욕했지만 그 정도가 중하지는 않은 점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으며, 그 다짐이 설득력 있게 보인다는 점 등을 양형에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법원의 온정으로 마지막 기회를 얻었지만, '선고유예'는 결코 면죄부가 아니다. 이는 유죄라는 낙인 위에 찍힌 '마지막 경고'임을 기억해야 한다.
[참고]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24고정123 판결문 (2024. 9. 5.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