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험 신호위반 사고, 가해자가 내민 '120만원'…변호사들 "절대 합의 불가"
무보험 신호위반 사고, 가해자가 내민 '120만원'…변호사들 "절대 합의 불가"
주 진단 피해자가 꼭 알아야 할 3단계 대응법. 내 보험으로 먼저 보상받고, 민사·형사 합의금은 별도로 청구하는 법률 상식.

신호위반 무보험차 교통사고에서 가해자가 합의금으로 120만원을 제시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내 몸값이 120만원?" 신호위반 무보험 사고, 가해자 제시에 변호사들 '터무니없다' 한목소리
신호위반 차량이 덮친 평온한 일상, 100% 상대 과실 사고였지만 가해자는 무보험 운전자였다.
2주 진단을 받고 허리 통증에 시달리는 피해자 A씨에게 가해자가 내민 합의금은 고작 120만원. 법률 전문가들은 터무니없는 금액이라며 피해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3단계 대응법을 제시했다.
1단계: "내 보험 쓰면 손해? 천만의 말씀"…'무보험차상해'로 먼저 보상받으세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해자와의 지지부진한 협상이 아니라, 내 자동차보험의 '무보험차상해' 특약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가해자가 보상 능력이 없거나 무보험일 때, 내 보험사가 먼저 치료비와 합의금을 보상해주고 가해자에게 구상권(대신 갚아준 돈을 청구할 권리)을 행사하는 제도다.
법률사무소 승인의 오승일 변호사는 "무보험차 상해담보로 처리하지 않으면 피해자가 직접 상대방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해야 하는데, 그런 번거로운 절차를 겪을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 역시 "상대방의 변제 능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내 보험으로 처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보험료 할증 걱정 없이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2단계: "2주 진단 120만원?"…민사 합의금, 최소 300만원부터 시작해야
가해자가 제시한 120만원은 민사상 손해배상금으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법률사무소 집현전 김묘연 변호사는 "통상 합의금은 진단 주수당 50만원 이상을 기준으로, 여기에 휴업손해액과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 등을 포함하면 최소 300만원 이상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A씨의 가장 큰 고민인 '2주 진단'이라는 기간도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대법원은 "진단서의 치료기간은 참고자료일 뿐, 실제 치료기간과 상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한 변호사는 "통증이 계속되면 의사 소견에 따라 꾸준히 치료받고, 이를 근거로 추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 연식이 5년 이내라면 사고로 인한 차량 가치 하락분, 즉 '격락손해' 보상도 별도로 요구할 수 있다.
3단계: "처벌 가볍게 해달라"…'형사 합의'는 민사와 별개의 카드
이번 사고는 단순 접촉사고가 아니다. 상대방의 신호위반은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중대 교통법규 위반으로, 가해자는 종합보험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처벌 대상이다.
이는 피해자에게 '형사합의'라는 강력한 협상 카드가 있다는 의미다. 형사합의는 가해자가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피해자에게 별도의 합의금을 지급하고 용서를 구하는 절차로, 앞서 논의한 민사상 손해배상(치료비, 위자료 등)과는 완전히 별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합의서 문구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합의서에 '민사상 손해배상과 별도의 형사 위로금'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형사합의금이 나중에 민사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될 수 있다.
두 가지 보상을 모두 제대로 받으려면, 합의서에 '형사상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취지와 함께 '형사 위로금' 명목임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