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억 가압류 걸린 '깡통전세' 중개한 공인중개사…법원 "세입자 손해 30% 배상하라"
81억 가압류 걸린 '깡통전세' 중개한 공인중개사…법원 "세입자 손해 30% 배상하라"
계약 체결 이후라도 잔금 지급일까지 권리관계 설명해야
세입자의 미확인 과실 참작해 중개인 책임 일부 제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잔금을 치르기 전 임차 목적물에 대규모 가압류가 설정됐음에도 이를 세입자에게 알리지 않은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보증금 손해액의 일부를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재판부는 세입자 A씨가 임대인,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임대차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계약과 잔금 사이 발생한 81억 가압류
사건은 2020년 7월 시작됐다.
세입자 A씨는 개업공인중개사와 그에게 고용된 중개보조원의 중개로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임대차보증금은 2억 500만 원으로, A씨는 계약 당일 계약금 1,300만 원을 지급했다.
당시 계약서에는 계약기간 동안 임차인의 전입신고 유지 시 임대인은 임차인의 등기부상 권리를 1순위로 유지해주기로 한다는 특약사항이 명시됐다.
문제는 계약 체결 이후이자 잔금 지급 전인 2020년 7월 28일에 발생했다.
해당 부동산에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청구금액 81억 3,498만 3,813원에 이르는 가압류 등기가 마쳐진 것이다.
그러나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은 이 사실을 A씨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를 모른 A씨는 사흘 뒤인 7월 31일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잔금 1억 9,200만 원을 B씨에게 모두 송금했고, 이후 전입신고를 마쳤다.
이후 A씨는 임대인으로부터 가압류와 세금 체납으로 보증금 반환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2022년 3월 계약 해지에 합의했다.
조사 결과 임대인은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 없이 수백 채의 주택으로 약 600억 원의 보증금을 편취한 사기 및 범죄단체조직·활동 혐의로 2023년 8월 구속기소 된 상태였다.
법원 "중개 행위는 잔금 지급 시까지 이어져"
1심 재판부는 임대인에게 보증금 2억 500만 원과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액 1,300만 원을 합친 총 2억 1,800만 원을 A씨에게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재판 과정에서 공인중개사 측은 중개행위가 임대차계약서 작성으로 종료되었으므로 계약 체결 이후에 발생한 가압류에 대한 확인 및 설명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인중개사 측의 배상 책임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임대차계약을 알선한 중개업자가 계약 체결 후에도 보증금의 지급, 목적물의 인도 등과 같은 거래당사자의 계약상 의무의 실현에 관여함으로써 계약상 의무가 원만하게 이행되도록 주선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때에는 중개행위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공인중개사에게는 잔금 지급일 이전에 발생한 임대차보증금 회수에 장애가 되는 사정들에 대한 확인·설명의무도 있다고 할 것이라며 중개인 측의 주장을 배척했다.
특히 중개보조원이 전세 사기 위험성을 의심하는 A씨에게 위험성이 없다며 안심시키고, 전세자금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대출상담사를 소개해 대출을 받게 유도한 점 등이 세입자로 하여금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만들어 피해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세입자 부주의 감안해 중개사 책임은 30% 제한
다만 재판부는 세입자 A씨가 스스로 거래 관계를 조사·확인할 책임을 소홀히 한 부주의가 손해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고 보아 중개사 측의 책임을 일부 제한했다.
재판부는 원고로서도 잔금 지급 전에 등기부를 확인하여 보았다면 그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임에도 잔금 지급 전 권리관계 변동사항을 확인하거나 공인중개사에게 확인을 요청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중개인들의 책임을 3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1심 법원은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그리고 공제계약을 체결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임대인과 공동하여 A씨가 입은 손해액 2억 500만 원의 30%인 6,15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